"제주 실종여성 사인, 부패로 불명…모든 가능성 열어둬"
작성일 : 2026-08-31 18:04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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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 [사진=연합뉴스] |
31일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장에 선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사망 원인을 두고 그는 "시신 부패로 인해 사인 불명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본부장이 이날 마주한 것은 제주 실종사건과 장윤기 사건 등 잇단 부실 수사 논란이었다. 그는 "일부 담당자의 일탈뿐 아니라 저를 포함한 관리자의 지휘·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크고 작은 부실 수사가 있었고 경찰 수사가 홀로서기를 앞둔 만큼 국민의 걱정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 수사에 대한 다양한 통제 방안이 마련되겠지만 그전이라도 수사역량 강화와 조직문화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사권을 방기하거나 남용한 수사관과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휘관에게는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장을 지켜온 다수의 수사관들도 함께 챙겼다. "책임을 다해온 성실한 현장 수사관들까지 위축돼 있다"며 "이들이 더 잘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린다. 사기 진작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제주 실종사건을 계기로 최근 3년간 종결한 실종사건 약 31만건에 대한 전수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목표 시한은 오는 11월 말이다. 홍 본부장은 지난 28일 기준 약 1만5천100건을 살펴봤으며, 현재까지 크게 문제가 있다고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면 확인을 거쳐 종결했는지, 비대면으로 종결했는지를 사건마다 확인하고 있다"며 "비대면으로 종결된 사건을 우선해 신속히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한 전수조사도 마무리됐다. 제주경찰청은 약 20명 규모의 조사팀을 꾸려 해당 사건들을 점검했으며, 결과는 다음 날인 9월 1일 발표될 예정이다.
A 경장은 조사 과정에서 허위 종결의 경위나 동기와 관련해 일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허위 보고를 결재한 관리자와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동료 경찰관들에 대해서도 감찰이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징계 또는 형사 입건 여부가 결정될 방침이다. 현재까지 A 경장 외에 추가로 입건된 경찰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졌다. 경찰은 담당자가 실종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최종 승인하도록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실종자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근 지구대·파출소 경찰관을 통해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경찰관과의 만남을 거부하면 소방이나 행정복지센터 직원 등의 협조를 받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직접 확인한 뒤 사건을 종결하도록 했다.
단기적으로는 실종 신고 접수 단계의 위험도 평가 방식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홍 본부장은 "신속히 종결할 사건은 종결하되 곧바로 수사로 전환해야 할 사건은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야간에 실종 전담 수사관이 1명만 근무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력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 본부장은 "대다수 경찰서에 실종 전담팀이 구성돼 있더라도 1인 근무 체계인 경우가 많다"며 "지역경찰과 형사·여성청소년 기능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 인력이 필요한지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치매나 지적장애가 없는 일반 성인 실종자에게 위치추적 등 강제 수단을 적용하기 어려운 제도적 공백도 보완 대상으로 지목됐다. 홍 본부장은 "일반 성인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행법상 허용되는 수단에 한계가 있다"며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에 경찰의 보완 방안이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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