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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절 두 곳을 수습한 진우스님, 13년 만의 연임 총무원장 됐다

57% 득표로 경우스님에 14%p 앞서…"낮은 자세로 듣겠다"

작성일 : 2026-09-03 17:27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3일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이 당선증을 받고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의 승자는 진우스님이었다. 선거인단 321명 전원이 참여한 이 선거에서 그는 57%(183표)를 얻어 43%(138표)를 얻은 전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을 14%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이로써 제37대 총무원장을 지낸 진우스님은 자승스님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총무원장이 됐다.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 이후 총무원장이 연임한 사례는 2013년 재선한 제33·34대 자승스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곧바로 당선증을 받은 진우스님은 4일 조계종 원로회의 인준을 거쳐 오는 28일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진우스님이 걸어온 길에는 유독 '수습'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그는 백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를, 1998년 구족계를 받았다. 전남 광주 담양 용흥사 주지를 거쳐 2012년 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전남 장성 백양사 주지로 임명됐는데, 당시 백양사는 승려 도박 파문과 재정 횡령 의혹으로 위기에 처해 있었다. 진우스님은 2014년까지 주지를 맡아 이 위기를 수습하고 사찰을 안정시켰다.

 

두 번째 위기는 종단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진우스님은 제35대 설정 총무원장 체제에서 사서실장, 호법부장, 기획실장 등을 지냈는데, 2018년 설정스님이 은처자 의혹 등으로 탄핵당하자 총무부장으로서 총무원장 권한을 대행하며 또 한 번 수습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19년 조계종 제8대 교육원장에 취임해 3년간 재임했고,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는 중앙종회 주요 계파들로 구성된 불교광장의 추대를 받아 단독 후보로 출마해 투표 없이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진우스님은 지난 4년간 종단의 안정과 불교의 대사회적 위상 제고 성과를 내세우며 "안정에서 도약으로, 한국 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는 구호로 연임에 도전했다. 선거 과정에서 구족계 시점 등을 둘러싼 승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심사를 통과하며 다시 한번 조계종 구성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당선증을 받은 뒤 진우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당선을 알리고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오늘의 선택은 저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한국 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라는 준엄한 뜻으로 받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인연과 의견을 소중히 품겠다"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듣고 교구, 사부대중과 함께 종단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공의를 모으고 공감으로 하나 되며 공심으로 실천하겠다"며 "승가는 더욱 당당하게, 종단은 더욱 안정되게, 불교는 더욱 젊고 역동적으로 만들어서 한국 불교에 새로운 백년을 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진우스님이 다시 맡게 될 조계종 총무원장은 전국 사찰 3천500여 곳과 스님 1만2천여 명이 속한 조계종의 모든 일반 행정과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본사·말사 주지 임명권과 연 1천여억원의 총무원 예산 집행권,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감독 및 처분 승인권 등을 갖는다. 중앙승가대를 포함한 승가학원 이사장과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이사장,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도 당연직으로 맡아 사실상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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