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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9일 만의 기적…네팔 발전소 터널서 갇혔던 2명, 살아 돌아왔다

"모두 대피시키다 홀로 남아"…트리슐리 3A 터널서 극적 구조

작성일 : 2026-09-04 17:3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4일(현지시간) 네팔 라수와서 보테코시강을 덮친 파괴적인 홍수와 산사태 이후, 수색 구조대원들이 트리슐리 3A 수력발전 프로젝트 터널 내부에 갇혀 있던 2명을 생존 상태로 구조한 뒤 살아남은 한 남성을 옮기고 있다. [사진=네팔군 제공 영상 캡처·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네팔 대홍수가 발생한 지 9일째인 4일(현지시간), 물에 잠겼던 수력발전소 터널 안에서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네팔인 직원 2명이 살아있는 채로 구조된 것이다.

 

네팔군 등 구조대는 이날 중북부 바그마티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을 수색하던 중 생존자를 발견했다고 네팔 정부가 발표했다. 비라지 박타 슈레스타 네팔 에너지부 장관은 "트리슐리 3A 터널에서 한 명이 방금 안전하게 구조됐다"고 밝혔고, 곧이어 수단 구룽 내무부 장관도 "또 다른 한 명도 구조됐다는 소식을 방금 받았다"고 전했다. 현지 TV 뉴스에는 먼저 구조된 직원이 진흙투성이인 채 구조대원의 어깨에 들려 현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방영됐다.

 

구조된 두 사람은 이 발전소의 기계반장 산제이 사씨와 기계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씨로 확인됐다. 수색 작업에 참여해온 람 네우파네 네팔 의원이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전한 내용이다. 네우파네 의원은 수색 도중 터널 안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 구조팀이 "당황하지 마세요. 구조하러 왔습니다"라고 외치자 안에서 "알겠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터널 안에 아직 더 많은 사람이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구조된 산제이 사씨는 구조 직후 자신을 진단한 네팔군 의료진에게 생존의 전말을 전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대피시키려다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는 제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내 책임은 모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홍수가 발전소를 덮치던 순간, 사씨는 동료들에게 뛰쳐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는 "그러는 동안 나는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모두를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자리를 지켰고, 정작 다른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는 자신이 탈출하기엔 너무 늦어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씨는 구조될 때까지 터널 안에서 힌두교 주문(만트라)을 외우며 버텼다고 했다. 그는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서 소통할 수 있었던 사람은 근처에 서너 명뿐이었다"면서도 "모두가 탈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터널이 아주 길다"고 말해 발전소 주변과 터널 깊숙한 곳에 더 많은 사람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전했다. 홍수 급류의 힘으로 사람들이 터널 안쪽 깊숙이 떠내려갔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내놨다.

 

같은 날 구조된 카비르 마하르잔씨의 소식을 접한 아내 히라 쇼바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남편이 두 번째 삶을 얻었다. 우리는 너무나 행복하다"며 남편을 찾아낸 구조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현지 TV 인터뷰에서 쇼바씨는 "우리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지금 남편을 보러 병원에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쇼바씨가 남편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은 대홍수 발생 직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7시 30분께였다. 그 이후 9일 동안 남편의 행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는 "그 나날을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우리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 잤다"며 남편의 실종 이후 가족이 겪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그가 여전히 거기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가 돌아올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조금 더 오래 걸려서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구조 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며 "그들은 목숨을 걸고 그를 구했다. 전체 구조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네팔 총리실 등에 따르면 사씨의 건강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하르잔씨는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네팔 구조대는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에 직원 수백 명이 고립된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이어왔다. 특히 트리슐리 3A를 포함한 발전소 두 곳의 터널에는 약 90명의 직원이 생존한 채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색 역량을 집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슐리 3A는 실종된 한국인 직원 9명이 근무하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의 트리슐리강 하류에 위치한 발전소로, 두 곳은 서로 약 6km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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