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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보료 7.19%로 동결…건보 이사장 "부과체계 개편 서둘러야"

법정 국고지원 20% 여전히 미달…"반도체 호황에 보험료 수입 증가 기대"

작성일 : 2026-09-08 18:3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발언 중인 강청희 이사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와 같은 7.19%로 유지된다. 보건복지부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부과점수당 금액도 올해와 같은 211.5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번 결정을 두고는 그동안 상반된 의견이 맞서왔다. 가계 부담을 감안해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정부가 법정 국고지원 의무 20%를 지키지 않은 채 보험료까지 동결하면 보장성이 약해지고 국민 의료비 부담이 오히려 커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보건의료계 노동조합과 의료계는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동결하면 재정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복지부는 이런 우려 속에서도 지출 효율화와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보험료 수입 증가 전망을 근거로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약가 제도 개선으로 연 2천700억원, 검체·영상 수가 조정으로 연 2조6천억원, 거짓·부당 청구 관리 강화로 연 8천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 호조에 따른 내년도 추가 보험료 수입도 3조8천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브리핑에서 "건강보험 재정이 최근 5년간 당기수지 흑자·준비금 3.5개월분 보유 등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내년도 정부 지원이 증액된 점, 반도체 산업 호황 등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 보험료 수입이 증가할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국민 민생 안정을 위해 보험료 동결이 가능하겠다고 의견이 모아져 최종 합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건강보험은 국민연금 등 다른 보험과 달리 당해 년도 등 짧은 기간에 보험료율을 산정하는 단기보험이라는 특성이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부는 내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올해보다 약 1조1천억원 늘린 13조8천억원으로 편성했지만, 국고 지원율은 여전히 14%에 그친다. 이 차관은 법정 지원율 미준수 지적에 대해 "한꺼번에 국고 지원을 증액하기에는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국고 지원을 늘리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건강보험료율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7.09%로 묶여 있다가, 올해 3년 만에 1.48% 인상된 바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논의하다 중단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 역시 사회적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취임 후 처음 연 기자간담회에서 재정 문제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그는 "정부 지원에 매달리지 않고,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을 통해 보험료 수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고 지원율이 법정 의무 20%에 못 미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과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공단은 정부 지원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강 이사장은 특히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 개편을 강조했다. 그는 "소득 중심으로 부과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개편안이 아직 국민적 동의를 구하지 못했는데, 중요한 건 이른 시간 안에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이 시작된 이후 징수 부분이 크게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정교하게 소득을 잘 파악해서 제대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료율 법정 상한선(8%) 자체를 올리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강 이사장은 "현 단계에서는 보험료율 상한을 넘기는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건보료율을 올리면 국민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필요한 돈은 늘리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운영을 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투입되는 재정에 비해 효과가 충분한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으로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기준으로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되, 국민에게 꼭 필요한 보장은 더 두텁게 하겠다"며 "사무장병원 외에도 국민 의료 지출 차원에서 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을 확인해야 하고, 자기공명영상장치(MRI)의 경우 제어가 필요해 수가 조정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장은 저출생·고령화, 지역 간 의료 격차, 돌봄 수요 확대 등 건강보험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해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돌봄은 미래 세대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며 "의료와 돌봄을 결합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살던 곳에서 계속 서비스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으로 넘어간 담배 소송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은 사안이라 취임하자마자 검토해봤다"며 "승패에 관계없이 소송을 통해 국민께 흡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렸다고 생각하는데, 결과가 나쁘게 나온다면 정교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담배 소송이나 가습기 살균 피해자 구상권 청구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한다"며 "국민이 해를 입는 약품이나 물질 등이 명백히 입증된다면 건보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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