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대 가짜 상품권 직접 인쇄해 보관…"촬영용" 속여 의뢰
작성일 : 2026-09-09 17:46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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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얼어붙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로 30대 카페 사장을 검거해 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7일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 파주시 카페 냉동창고에 여성을 가둬 살해한 피의자가 500억원 상당의 가짜 상품권을 직접 인쇄해 냉동창고에 보관하다 판매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실종 단계부터 검거, 범행동기에 이르기까지 피의자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허점이 많아,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9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피의자 30대 남성 A씨는 피해 여성 60대 B씨가 실종됐을 때부터 경찰뿐 아니라 피해자 지인들에게까지 거짓말을 했다. B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4일 새벽, A씨는 실종 담당 수사관에게 피해자와 최종 헤어진 장소나 이후 행적에 대해 허위로 진술했다. 사건과 관련된 B씨의 지인에게도 A씨는 자신의 행적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내용과 실제 B씨의 행적이 어긋난다는 점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인 끝에, A씨와 B씨가 함께 카페로 들어갔다가 A씨만 혼자 나오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이 이를 근거로 추궁하자 A씨는 결국 냉동창고에 B씨를 가둔 사실을 자백했다.
체포 이후에도 A씨의 진술은 계속 흔들렸다. 수사 초기에는 상품권 거래 관련 위약금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이후에는 냉동창고의 상품권이 가짜임을 피해자가 알아채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쪽으로 말을 바꿨다.
카페 앞마당에 냉동창고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서도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초기에는 살인을 염두에 두고 설치했다고 했다가, 이후에는 추운 냉동창고에 상품권을 두면 가짜임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번복했다. 현재는 가짜 상품권이 들통난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냉장고 문을 닫아버렸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상품권이 가짜임을 눈치챘다는 진술 자체도 거짓일 가능성이 있어,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등을 토대로 진술과 증거를 종합 검토하고 있다. A씨는 B씨가 창고에 들어가기 전 그의 휴대전화를 받아 직접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B씨의 실종 시점 이후 이 휴대전화가 범행과 무관한 장소에서 여러 차례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것이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목적이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A씨가 보관하던 가짜 상품권은 다른 곳에서 받은 것이 아니라, A씨가 직접 한 업체에 "촬영에 쓸 것"이라며 의뢰해 인쇄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당 50만원권 상품권 10상자로, 겉면에는 '촬영용'이라고 표시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상품권을 대량으로 현금 거래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업자에게 판매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상품권깡 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브로커 등 제3자가 중간에서 위조 여부를 검증하고 대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A씨 역시 이런 방식으로 상품권을 팔려 했을 것으로 보이며, B씨는 이 거래에서 상품권 감정 등 중간 역할을 맡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대량의 상품권을 사려는 매수자가 있었는지 등 거래 전반에 대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B씨를 서울에서 파주로 운전해 태워준 지인 C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C씨에게서 살인과 연관된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한 결과, 1차 구두 소견으로는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이 얼어붙어 정확한 사망 추정 시간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영하 20도 이하의 냉동창고에 감금돼 저체온증과 산소 부족 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내용과 확인된 증거를 비교 분석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거래의 중간 역할에 불과했던 B씨를 굳이 잔혹하게 살해한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아, 이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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