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됐을 때 역할 못한다 단정 말라"…여야·언론 향해서도 작심 비판
작성일 : 2026-09-10 17:57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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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여야 일각에서 사퇴 요구를 받아온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를 찾아 34분에 걸쳐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답했다. 특혜론과 당 사당화 의혹이 맞물려 임명 반대 여론이 커지고 정치권 일각에서 낙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상황에서, 지명된 지 11일 만에 사퇴론을 일축하며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다.
이날 오전 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채 오후 1시 40분 기자회견 일정이 기본소득당을 통해 급히 공지되자, 한때 '사퇴 발표'가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곧 의혹 해명을 위한 자리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한 톨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청문회를 준비했지만, 일정조차 정해지지 못했다"며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부분들을 하나하나 설명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가장 먼저 다룬 것은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논란이었다.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국무위원으로 지명된 비례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아 온 그간의 관례 자체를 두고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 먹기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 후보로 지명한 이번 사례가 DJP 연합 이후 처음이라는 점을 들어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겸직의 부작용을 입법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비례 의원에게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 달라는 인사권자의 결단에 개인의 영달이 중요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사실상 임명 이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자신의 인사청문회 일정이 여태 잡히지 않은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생떼가 근본 원인이겠지만, 민주당 일각에서조차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미(연합 정치 차원)를 국민께 설명드리기도 전에 민주당 대변인의 공개 입장이 나오면서 이미 짜인 프레임대로 굳어져 버린 것이 매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는 지난달 말 신현영 전 민주당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겸직에 동의할 수 없다는 개인 의견을 밝힌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수백억씩 국고보조금을 받으며 내란수괴 문지기 역할이나 했던 정당"이라고 날을 세웠고, 기본소득당의 '유령 시도당' 의혹을 제기했던 국회 성평등가족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에게는 "3선 의원으로 오래 활동하셨지만 당직 경험이 많지 않으신지, 정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동안 제기된 개별 의혹들을 하나씩 반박했다.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을 주요 당직에 '셀프 임명'했다는 지적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었고, 창당과 회의 과정에서 당직자·활동가들과 충분히 상의해 인준까지 거쳤다"고 답했다. 배우자가 육아휴직 제도를 악용해 정부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에는 "법과 제도에 따라 정당하게 신청했고, 조건이 충족돼 여느 노동자와 동일하게 급여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장 민감한 대목은 이른바 '언더 조직' 논란이었다. 2018년 노동당이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의 문제 제기를 받아 진상조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용 의원 부부 등이 활동한 비공개 조직이 혼전 순결과 낙태 금지를 담은 교재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용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의 공안 탄압이 거셌던 2013~2017년 비공개 정파에 참여한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다만 해당 조직은 "성차별적·위계적 문화를 이유로 2017년 해산됐다"며, 옛 동료들의 문제 제기에 "저 역시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낙태금지·혼전순결 신념을 갖고 거짓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기본소득당이 보조금을 노리고 농장 등에 '유령 시도당'을 세웠다는 의혹에는 "법률상 시도당은 반드시 사무실 주소를 둬야 하기 때문에 유일한 상근자의 자택 주소를 쓴 것일 뿐"이라며 "선관위 실사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비를 과도하게 내 세금을 아꼈다는 '꼼수 절세' 지적에는 구체적 수치를 들어 반박했다. "7년간 낸 당비 6억원 남짓 중 3억원이 제 소득"이라며 "3억원을 내고 3천600만원을 절세하는 것보다 그냥 3억원을 갖는 게 합리적인 선택 아니냐"고 되물었다.
성평등위원회 소관 법률을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성평등가족부가 근거를 둔 관련 법률은 여러 위원회에 폭넓게 걸쳐 있다"며 아동청소년기본소득법 등 양육친화 사회를 위한 의정활동을 해왔다고 맞섰다.
언론을 향한 발언에서는 감정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이것은 검증이 아닌 폭력"이라며 "이성을 찾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가 아닌데도 문제라고 보도가 이어지고, 해명을 해도 실리지 않았다"고 말하던 중에는 기본소득당 대표 직무대행이 부친상 중 걸려온 취재 전화에서 "상중이다"라고 밝혔는데도 "질문 하나만 해도 되겠냐"는 답이 돌아온 일화를 전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견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부정적 여론이 높다'는 질문에 "인사권자가 기대한 바가 있어 지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임명에 대한 여론과 별개로, 장관이 됐을 때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사퇴 가능성에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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