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대 가짜 상품권 인쇄...상품권 감정 맡은 여성, 창고에 갇혀 숨져
작성일 : 2026-09-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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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얼어붙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로 30대 카페 사장을 검거해 구속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7일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여성이 갇혀 숨진 사건의 배경에는 위조 상품권 거래가 있었다. 해당 창고는 거래 도중 위조 사실이 들통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경찰서는 14일 피유인자 살해와 유가증권 위조·행사 등 혐의로 30대 카페 사장 A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500억원 상당의 가짜 상품권을 인쇄해 판매로 큰돈을 벌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량의 상품권을 현물이나 현금으로 주고받으며 자금세탁 등에 활용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거래가 은밀하게 이뤄지는데, 10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던 A씨가 이를 통해 목돈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는 1장당 50만원권 상품권 10박스를 "촬영용"이라고 속여 한 업체에서 인쇄했고, 이번 거래에 앞서 한 차례 판매를 시도했으나 초기 단계에서 무산된 바 있다.
새 거래처를 찾던 A씨는 지인 B씨를 통해, 대량의 상품권을 사들일 의사가 있는 '큰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을 별도의 상품권 보유자를 대리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는데, 정작 그 보유자는 실존하지 않는 허위 인물이었다. 거래의 신빙성을 높이려 지어낸 이야기로 보인다.
거래를 준비하며 A씨는 지난달 말 한 업체로부터 냉동창고를 빌려 자신의 카페 앞마당에 설치하고, 그 안에 상품권을 보관해뒀다. 거래가 진행되면서 '큰손'의 대리인 B씨가 창고 안 상품권을 감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A씨는 B씨에게 "내가 대리하는 상품권 보유자가 감정 등 중간 역할은 여성이 편하다고 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 말을 들은 B씨는 지인인 피해 여성 C씨에게 감정 역할을 부탁했다.
C씨는 이전까지 A씨와 일면식도 없었고, 자신이 거래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C씨는 B씨와 함께 파주시로 이동해 A씨를 만난 뒤, 카페의 냉동창고로 향했다. 감금 전, A씨는 C씨의 휴대전화로 영상통화를 걸어 상품권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다 상품권 감정이 한창 진행되던 순간, A씨는 C씨만 창고 안에 남겨둔 채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영하 25도로 설정된 창고에 갇힌 C씨는 꼬박 하루가 지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위조 사실이 발각되는 등 문제가 생길 경우 방해가 될 만한 인물을 가두려는 목적으로 냉동창고를 미리 계획해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C씨는 이런 계획에 우연히 휘말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다만 A씨가 굳이 감금을 넘어 살해까지 한 이유는 아직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짐작 가는 바는 있으나 진술이 엇갈려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C씨를 가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조사에서 공범이 살해에 가담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상품권 위조 거래에서 A씨와 피해자 사이 중간 역할을 했던 B씨는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B씨가 언급했던 '큰손'의 실체를 포함해 거래에 다른 공범이 있는지도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A씨는 거래가 성사됐을 경우에 대비한 대응 계획도 세워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공개하지 않았으며, 해외 도피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A씨의 살해 의도를 계속 규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황상 계획성도 의심되는 대목이 있다. A씨는 C씨를 창고에 가둔 뒤 "사람을 냉동창고에 넣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이후에는 C씨의 행방을 쫓던 실종 수사 경찰관에게 거짓 진술을 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사건과 무관한 지역에서 껐다 켜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C씨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시신이 완전히 얼어붙은 채 발견됐고 외상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창고 안에서 저체온증과 산소 부족 등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일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실종됐던 C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A씨를 피유인자 살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파주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3개 등 17명으로 수사팀을 꾸려 범행 동기와 상품권 관련 사기 혐의 등을 함께 수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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