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4세, 12일 별세해 14일 조용히 발인...5·18 3단체 "끝내 사죄 없었다"
작성일 : 2026-09-14 18:38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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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유혈 진압에 관여한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전 사망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정 전 장관의 빈소. [사진=연합뉴스] |
신군부 핵심 인사 5인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던 고(故) 정호용 전 국방부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에 책임이 있는 그의 죽음 소식에, 관련 단체들은 "역사적 책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진상규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당초 13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정 전 장관은 확인 결과 하루 전인 12일 94세를 일기로 숨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은 14일 새벽 5시께 발인을 치렀다. 원래 오전 9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화장장에 빈자리가 생겼다는 소식에 일정을 앞당겨 빈소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유족들은 오전 6시 30분께 성남시장례문화사업소에서 화장을 마치고 장지로 향했다. 장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장례는 시종 조용히 치러졌다. 유족들은 애초 정 전 장관의 사망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된 빈소 앞에는 고인의 이름과 영정을 띄우는 부고 모니터조차 켜지지 않은 상태였다.
장례식장 측도 정 전 장관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고, 홈페이지의 실시간 빈소 현황에도 35호실은 '점검중'으로 표시돼 있었다. 한때 5·18 관련 단체들의 항의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언론 보도로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 채 하루가 지나기 전에 장례가 마무리되면서 별다른 충돌 없이 상황이 정리됐다.
1932년생인 정 전 장관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다. 전두환·노태우,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 황영시 전 육군참모차장과 함께 '신군부 중요 인물 5인'으로 꼽혀온 인물이기도 하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에 가담했고, 반란 다음 날 곧바로 육군 특전사령관으로 임명돼 이후 5·18 당시 광주 진압에 투입된 공수부대를 지휘했다. 이런 이력으로 민주화 이후인 1996년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반란중요임무종사,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방조) 등 혐의로 기소됐고, 1997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그의 사망 소식에 5·18 관련 단체들은 곧바로 입장을 냈다.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호용 사망으로 증언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들을 기회는 사라졌지만, 역사적 책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군부 핵심 인사였던 정호용은 끝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았고 진상규명에도 협조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에게 또 하나의 역사적 단절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들의 역사적 책임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18 서울기념사업회도 별도 입장문을 냈다. 이 단체는 "신군부 핵심 인사들은 끝내 사과하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며 당시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와 암매장 의혹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죽음으로 5·18 학살에 대한 책임까지 끝이 난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적 책임을 묻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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