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임재홍·이주원 교수 협진…10년 넘게 방치된 선천성 심장병 완치
작성일 : 2026-09-15 18:14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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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임재홍 교수가 필리핀 소년 빈센트 발렌테 군과 이야기하는 모습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필리핀에서는 심장이 안 좋다는 걸 알고도 손쓸 방법이 없어서 속상했는데, 치료받을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다른 친구들처럼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요."
선천성 심장병을 안고 살아온 필리핀 소년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아 고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15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필리핀 국적의 빈센트 발렌테(14) 군은 최근 이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이달 9일 퇴원했다.
빈센트 군은 필리핀 세부에서 저소득 청소년을 위한 기숙학교 '마리아 소년의 집'에 다니는 학생이다. 생후 6개월 무렵부터 기침이 유독 심했지만, 정작 원인을 알게 된 것은 생후 11개월에 받은 심장초음파 검사에서였다. 진단명은 '심방중격결손(ASD)'. 좌심방과 우심방을 나누는 벽에 구멍이 생기는 선천성 질환으로, 운동 시 쉽게 지치거나 호흡곤란을 겪으며 심한 경우 심부전·폐고혈압 같은 합병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치료받을 길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심장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집에서 5시간이나 떨어져 있었고, 형편도 넉넉지 않았다. 빈센트 군은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불편함을 그저 견디며 지내야 했다.
전환점은 2025년에 찾아왔다. 서울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가 필리핀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사업을 벌이던 중 빈센트 군의 심장질환을 발견했고, 그를 한국으로 초청한 것이다.
이달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빈센트 군은 심초음파와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기존에 알려진 심방중격결손 외에, 폐정맥 일부가 정상 위치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부분폐정맥환류이상'까지 추가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두 질환이 겹치면서 심장과 폐혈관에 오랜 부담이 쌓였고, 그 결과 심장이 정상보다 훨씬 커지고 폐로 향하는 혈관도 늘어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빈센트 군은 이달 4일 심장혈관흉부외과 임재홍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이주원 교수의 협진으로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좋았다. 수술 다음 날부터 인공호흡기 없이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상태가 됐고, 9일 무사히 퇴원했다.
빈센트 군은 앞으로 일주일간 통원 치료를 받은 뒤 필리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귀국 후에는 서울의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를 통해 건강 상태를 계속 추적 관찰받게 된다.
집도의인 임재홍 교수는 "심장병을 10년 넘게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환아의 사정에 안쓰러운 마음이 컸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여러 후원기관의 도움 덕분에 빈센트 군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의료진 모두가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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