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의혹...지원단체 "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을"
작성일 : 2026-09-22 18:05 수정일 : 2026-09-22 18:30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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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기 분사하는 사업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남 고흥군의 한 선주가 이주노동자에게 분말 소화기를 뿌리고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고용노동부가 수시감독에 나서고 관련 단체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건은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의 폭로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고흥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베트남 국적 노동자 2명이 지난 19일 선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인권네트워크가 확보한 2분 50초 분량의 영상에는 숙소에서 쉬고 있던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고용주가 욕설과 함께 소화기를 분사하며 위협하는 장면이 담겼다. 일을 하지 않고 휴식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의혹이 알려지자 고용노동부가 곧바로 움직였다. 관할 관서인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은 감독 전담팀을 꾸려 사실관계 파악과 피해자 보호 조치를 위한 감독에 긴급 착수했다. 여수지청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폭행, 강제근로는 물론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까지 함께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피해노동자에 대해서는 본인 의사를 확인한 뒤 쉼터 연계 등 보호 조치와 함께 사업장 변경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인권네트워크는 하루 뒤인 22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강한 목소리를 냈다. 이 단체는 "고흥 이주노동자 폭력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고용허가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인권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피해 노동자들이 사업주의 폭력과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사업장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언·폭행·임금체불 등 인권침해가 발생하더라도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변경에 제약받아 고용주의 부당한 처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자유를 보장하고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장이 커지자 고흥군도 대응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1월 굴 양식장에서도 계절 근로자 인권침해 의혹이 불거졌던 터라, 고흥군은 이번 사안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관리 주체와 체류 자격을 불문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흥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음 달 중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통역원을 동반해 부당 업무 강요, 열악한 숙소 환경,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용주 400여명을 대상으로 인권·노동법 교육을 실시하고, 고용노동부와 수협 등 관계기관에 외국인 노동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실태 점검·근로감독 강화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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