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9-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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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서울미즈병원 강미나 과장 |
아침저녁 일교차가 벌어지는 환절기가 되면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작은 기침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처음엔 흔한 감기인가 싶어 지켜보다가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쌕쌕거림이 심해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소아과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 배경에 있는 대표적인 병원체가 바로 영유아 호흡기를 위협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다.
RSV는 두 돌 이전 영유아 대부분이 한 번쯤은 겪고 지나가는 흔한 바이러스지만, 문제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감염 자체를 막거나 중증으로 번지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예방 전략이 특히 중요하다.
RSV에 감염되면 처음에는 맑은 콧물, 재채기, 미열 등 여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기도가 좁은 영유아는 염증으로 가래가 차오르면서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단순 감기와는 다른 부분이다. 숨을 쉴 때 가슴팍이 움푹 꺼지는 흉벽 함몰이나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나타나고, 기침이 심해지며 수유량이 급격히 줄고 축 처지며 보채는 일이 잦아진다면 이미 병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로 봐야 한다. 특히 숨소리가 가빠지거나 입술 주변이 푸르스름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5세 미만 RSV 환자의 44.7%가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48.7%는 생후 6~11개월 영아였다. 아직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 월령일수록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위험을 낮추기 위해 등장한 것이 '베이포투스'다. 흔히 'RSV 예방접종'으로 불리지만 엄밀히는 백신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주사로 넣어주는 장기지속형 단클론항체 제제다. 성분명은 니르세비맙으로, 국내에서는 생애 첫 RSV 유행철에 들어가거나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신생아·영아, 그리고 두 번째 RSV 계절에 중증 위험이 높은 생후 24개월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허가돼 있다.
접종 시점은 태어난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국내 RSV 유행기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 이전에 태어난 아기는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유행 기간 중 태어난 아기는 출생 직후 투여받는 것이 권장된다. 1회 투여만으로 최소 약 5개월간 항체가 유지돼 한 시즌을 통째로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고위험군 중심의 예방항체와 다른 부분이다.
임상시험에서는 건강한 영아를 대상으로 니르세비맙 투여 후 의학적 주의가 필요한 RSV 하기도감염증 발생률이 위약 대비 74.5% 낮아졌고, 프랑스·독일·영국의 8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제 임상현장 연구에서도 중증 RSV 관련 하기도감염증 입원율이 75.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도입 이후 실제 효과를 뒷받침하는 지표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베이포투스 공급 전인 2024~2025절기에는 영아 입원 환자가 52주차에 191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5~2026절기에는 정점이 48주차 79명으로 약 60% 줄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출생아 52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니르세비맙 투여군이 미투여군보다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한 입원 위험까지 34~36% 낮았다는 연구가 국제학술지 란셋에 실리기도 했다. RSV 예방이 2차 세균 합병증까지 함께 줄여줄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는 평가다.
서울미즈병원 강미나 과장은 "환절기가 찾아오면서 RSV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시기가 된 만큼, 감염을 막거나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며 "자녀의 호흡기 건강이 염려된다면 태어난 시기와 유행 시기를 함께 고려해 예방접종 상담을 받아보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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