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꺾고 항저우 이어 2회 연속 정상…올해 57전 56승 1패
작성일 : 2026-09-29 18:02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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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대한민국 안세영이 승리한 후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삼성생명)이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하며 금빛 대관식을 마쳤다.
안세영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9)으로 꺾었다.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이로써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첫 2연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올해 치른 57경기에서 패배는 단 한 번뿐이어서 승률은 98%를 넘는다.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미리 보는 결승'으로 불린 야마구치와의 맞대결을 이긴 데 이어, 이날 승리로 상대 전적은 9연승으로 늘었다.
경기 초반만 해도 야마구치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1게임 들어 페이스를 끌어올린 야마구치가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안세영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맞불을 놓으며 리드를 길게 내주지 않았다. 이후 정교한 스트로크로 상대를 코트 구석구석 쉴 새 없이 뛰게 하며 체력을 깎아냈다. 랠리 도중 야마구치가 중심을 잃고 넘어진 틈을 타 후방의 빈 공간을 정확히 찔러 9-8로 뒤집었고, 침착한 인-아웃 판단으로 11-8 인터벌을 먼저 밟았다.
야마구치가 16-16 동점까지 따라붙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전매특허인 예리한 대각 스매시로 곧장 리드를 되찾았다. 이후 여유가 붙은 몸놀림으로 셔틀콕을 코트 곳곳에 찔러 넣었고, 긴 랠리 끝에 야마구치의 역동작을 끌어낸 뒤 네트 앞 반대편 빈 공간에 가볍게 셔틀콕을 떨어뜨리며 1게임을 따냈다.
2게임에서는 초반 4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가 5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1게임에 체력을 쏟아붓고도 패해 발걸음이 무거워진 야마구치를 상대로 안세영은 7연속 득점을 몰아쳐 12-5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세계선수권을 세 차례 제패한 야마구치도 남은 힘을 쥐어짜 맞섰지만,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안세영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2게임에서 내준 점수는 단 9점에 불과했다.
경기 뒤 안세영은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시안게임 2연패는 그냥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최초라는 타이틀은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우승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막상 끝나니 벅차올랐다"면서도 "제 커리어에 있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냥 하나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많은 대회에 나설 텐데, 제가 어디까지 더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기대된다"고 당차게 말했다.
57전 56승이라는 기록에도 갈증은 여전했다. 한때 '전승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을 때는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로 여겨졌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안세영은 "어쨌든 1패를 했기 때문에 목표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무패 우승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밖에서 보기엔 손쉬운 승리처럼 보였으나, 코트 안의 심경은 달랐다. 안세영은 "코트 안에서는 고민이 무척 많았다"고 돌아봤다. "야마구치가 수비도 좋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라 어떤 스트로크를 구사할지 생각이 많아졌다"며 "망설이다가 범실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최대한 빠르게 판단하고 선택하려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회 전부터 안세영의 금메달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당연한 결과로 여겨졌다. 관심은 우승 여부가 아니라 어떤 경기력으로 정상에 서느냐에 쏠릴 정도였다. 천위페이(중국)와 피 말리는 혈투를 벌이며 부상 투혼 끝에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4년 전 항저우 때와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안세영도 "항저우 때와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며 "당시의 치열했던 경기들이 있었기에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모든 과정이 감사하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밑거름이 된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미 세계 최고의 경지에 오른 듯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곳은 더 높다. 안세영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완벽'이다. 그는 "저는 여전히 공격력이 부족하다. 천위페이 선수는 어느 각도에서든 정확하게 공격하는데, 저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부분을 더 연습하고 다듬어간다면 언젠가는 더 완벽에 가까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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