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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유엔사 "北 지뢰, 정전협정 위반" 공식화…김여정 "南 자작극" 전면 부인

MDL 이남서 북한군 지뢰 1발 발견…합참 "국경선 요새화 중단, 사과하라"

작성일 : 2026-09-30 18:33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30일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공식화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로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맞받으며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먼저 입장을 낸 쪽은 합동참모본부였다.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대북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9월 21일 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북한이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를 즉시 중단하고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강 본부장은 요새화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기존 남북 합의 정신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사고 이후 군이 북한을 겨냥해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특히 '북한군의 지뢰에 의한 부상'이라고 적시해, 당시 터진 지뢰 두 발 역시 북한 것이라는 판단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보다 앞서 유엔사도 입장문을 냈다. 유엔사는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한국군과 합동 현장조사를 벌였고, 전날 조사 과정에서 MDL 이남 지역에서 북한군 수지(플라스틱)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가릴 권한을 가진 유엔사가 사고 이후 위반 판단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유엔사의 결론은 새로 발견된 지뢰 1발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사고 당시 폭발한 지뢰 2발이 북한 것인지는 아직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전협정 1조 6항은 DMZ 내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7항은 군사정전위원회 허가 없는 MDL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제 관심은 후속 조치에 쏠린다. 유엔사가 지난 6월 발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북한의 위반이 판명되면 북한과의 양자 군사 소통 채널로 직접 경고를 보내고 긴장 격화를 피할 해법을 모색한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는 유엔사가 북한을 규탄하며 장성급 회담을 요청하고, 실무회담을 제의하는 전화통지문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위반 사실을 북측에 통보하고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오히려 강하게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여정 총무부장이 전날 낸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담화를 보도했다. 김 부장은 이번 사건이 도발 시기와 수법에서 10여년 전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닮은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근거 없는 결과를 조작하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공공연히 거론하며 정치군사적 도발의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알지도 못할 곳에서 출처 모를 지뢰를 밟아 터뜨려 놓고 정전협정 위반을 운운하는 추태를 앉아서 구경만 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주장하는 데에도 "물적증거를 꾸며대려는 행태"라고 날을 세웠다.

 

국경선 요새화에 대해서는 군사적 목적과 무관한 "철저한 주권행사"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한국군이 북한군의 월선을 트집 잡아 경고방송과 사격으로 신변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우리 군인들은 단 한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오면 국경 부대들이 "즉시적이고 가차없는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한 대응행동 지침은 이미 국경선 방어구분대에 하달됐고,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의 DMZ 방향에 전술적 반격수단을 증강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다만 21사단은 이번 사고가 난 서부전선이 아닌 동부전선 부대로, 최근 북한군의 MDL 침범이 잦았던 곳으로 알려졌다.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 경고방송을, 침범하면 경고사격 후 퇴거 조치를 하며, 최근 침범 사례 대부분에 경고사격을 해왔다. 김 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이 접하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에는 실리지 않았다.

 

북한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2015년 사건 때와 겹친다. 당시에도 북한은 목함지뢰 매설을 지목한 남측 발표를 '날조'와 '모략'이라며 부인했다. 이후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남북 고위급 접촉을 거쳐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면서 국면이 풀렸다.

 

한편 합참은 지난 28일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북한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2024년 이후 이어온 국경선 요새화가 접경 긴장을 높이고 이번 사고의 구조적 배경이 됐다는 게 우리 당국의 인식이지만, 북한의 태도가 강경해 사과나 시정 조치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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