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Home > 의료인

'반년간 환자 4명 사망' 인천 원병원 압수수색…인권위, 병원장 고발

경찰은 유가족 고소로 수사 착수, 인권위는 중수청에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고발

작성일 : 2026-10-06 18:29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인천경찰청 전경 [인천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년 사이 환자 4명이 숨진 인천의 한 정신의료기관을 두고 경찰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시에 움직였다.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했고, 인권위는 병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다.

 

인권위는 6일 인천 미추홀구 원병원의 병원장을 중수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발단은 식사를 부실하게 제공하고 편지 발송을 제한한다는 진정이었다. 인권위는 이를 확인하려고 지난 7월 2일 병원을 불시에 찾았는데, 현장에서 병실 내 환자 강박과 병실 문 외부 잠금장치 설치 등 진정서에 없던 인권침해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같은 달 16일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이 병원에서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환자 4명이 심정지 또는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돼 당일에서 사흘 안에 숨졌다.

 

보호실에 격리돼 있던 치매 환자 A씨는 지난 1월, 병원에 의료진이 한 명도 없던 새벽에 심정지 상태로 간호조무사에게 발견됐고 외상성경막하출혈로 숨졌다. 지적장애 환자 B씨는 다른 환자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다는 이유로 325일간 잠금장치가 달린 병실에서 혼자 지냈다. 지난 2월 오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이송 차량 안에서 질식사했다.

 

조현병 환자 C씨는 지난 3월 의료진이 없던 밤 시간대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위장관출혈로 숨졌다. 알코올의존증후군 환자 D씨는 지난 6월 컵라면을 먹다 호흡곤란에 빠져 이송됐고,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숨졌다.

 

부당한 격리·강박 정황도 확인됐다. 자폐성 장애인 E씨는 다른 환자의 커피를 훔친다는 이유로 200일간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 격리됐지만, 전문의의 지시나 격리·강박 사유를 적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매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병원에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환자를 격리·강박했는데, 이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인권위는 판단했다.

 

입원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 환자 6명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는데도 자의입원 또는 동의입원으로 처리됐고, 5명은 입원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조사관에게 진술했다.

 

인권위는 병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감금,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기록보존 의무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간호조무사와 보호사는 격리·강박 절차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함께 고발했다. 또 미추홀보건소장에게는 영업정지 등 필요한 행정처분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정신의료기관의 부당한 격리·강박 관행을 개선할 조치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경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사망 환자 1명의 유가족에게서 고소장을 받아 병원장 등을 수사해 왔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수사관 5명을 투입해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진료기록을 비롯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두고 중수청과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압수수색 대상이나 확보한 자료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