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10-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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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고고한의원 고예솔 대표원장 |
어느 날 갑자기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지 않거나 식사 중 한쪽 볼 안쪽을 자꾸 깨물게 된다면 얼굴 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눈을 감아도 한쪽 눈꺼풀 사이로 흰자가 보이고, 눈썹을 올려도 한쪽 이마만 매끈하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이 경우에는 구안와사(口眼喎斜) 가능성을 먼저 떠올리고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순서다.
구안와사란 안면신경 이상으로 한쪽 얼굴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가장 먼저 가려야 할 것은 문제가 뇌에 있는지, 얼굴 신경에 있는지다. 마비된 쪽 이마에 주름이 지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면 말초성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마는 움직이는데 입 주변만 처지고, 얼굴 외에 한쪽 팔다리의 힘 빠짐이나 감각 저하, 어눌한 말, 시야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졸중 같은 중추성 질환이 의심되므로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대표 유형은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벨마비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신경 주변에 잠복해 있던 헤르페스 계열 바이러스가 면역이 떨어진 틈을 타 되살아나 신경이 붓고 눌리는 것이 주된 기전으로 거론된다. 귀 주변 통증과 물집, 난청, 어지럼이 함께 나타나면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람세이헌트 증후군을 의심해야 하며, 이때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더욱 서둘러야 한다. 과로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 일교차와 찬바람 노출이 겹칠 때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
치료 시점도 경과를 좌우한다. 안면마비는 보통 발병 후 사흘 정도에 걸쳐 심해지는 만큼 72시간 안에 진단을 받고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초기에 섣불리 마사지를 하거나 얼굴 근육을 주무르면 오히려 신경과 근육 손상이 악화될 수 있고, 급성기 염증 상태에서 냉찜질이나 온찜질과 같은 온도 자극 역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급성기에는 신경 주위 염증과 부종이 가라앉을 수 있도록 전신 상태를 살피며 자극 강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회복기에는 침과 약침, 한약, 추나요법, 한방물리치료 등을 조합해 굳은 근육을 풀고 신경 기능 회복을 돕는다. 같은 구안와사라도 발병 후 경과 시간과 마비 정도, 통증과 눈 감김 여부가 제각각이어서 치료 계획은 환자마다 달라야 한다.
일상 관리도 회복 속도에 영향을 준다. 눈이 덜 감기면 각막이 쉽게 마르고 상처가 나므로 인공눈물로 수분을 보충하고, 외출할 때는 보호안경으로 바람과 먼지를 막는다.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 찬 공기가 얼굴과 귀 뒤로 곧장 닿지 않도록 하고, 과음과 밤샘을 피해 충분히 쉬어야 한다. 마비가 호전된 뒤에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할 수 있어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빨리 낫겠다는 조급함에 거울 앞에서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얼굴을 세게 문지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신경이 예민한 급성기에는 과한 자극이 도움보다 부담이 될 수 있다. 표정 근육 운동과 마사지는 담당 의료진과 시작 시기, 강도를 정한 뒤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편이 안전하다.
구로 고고한의원 고예솔 대표원장은 "구안와사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는 만큼 하루 이틀 지켜보자는 판단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뇌졸중 감별과 초기 약물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면서 한의원에서 침, 추나 등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표정 비대칭 같은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눈 감김과 입꼬리 대칭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회복 정도를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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