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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흉기난동범, 두 달간 6차례 신고에도 현장 종결…"관심 끌려 힘없어 보이는 사람 골랐다"

병원 앞 1인 시위하며 식칼 소지, 경찰은 흉기만 회수…살인미수 전과로 전자발찌 부착 대상

작성일 : 2026-10-14 17:56 작성자 : 오두환 (odh83@hanmir.com)

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폐쇄회로(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두른 A(59)씨가 범행 전 두 달 사이 영업방해와 흉기 소지 등으로 6차례나 경찰에 신고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그런 A씨가 결국 흉기 난동을 벌이면서 경찰의 당시 대응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A씨는 전날 오후 1시 48분께 대형마트와 영화관이 입점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복합상가 건물에서 일면식 없는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8명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1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료받은 병원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병원 측의 신고에 따라 경찰 수사를 받게 된 데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알리고 싶어 관심을 끌 목적으로 범행했다"며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았고, 나보다 힘없어 보이는 사람을 골랐으나 살해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불만이 있는 병원이 아닌 복합상가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범행한 이유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도 신청할 예정이다.

 

피해 규모는 정정됐다. 경찰은 전날 피해자를 9명이라고 밝혔다가 이날 10명으로 바로잡았다. 추가된 1명은 A씨의 흉기 끝이 상의 주머니 속 담뱃갑에 닿았을 뿐 다치지 않았다. 옷이 찢어진 1명까지 빼면 부상자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8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19세 여성은 전날 응급수술로 심장박동이 돌아왔지만 의식이 없고 자가호흡이 어려워 기계호흡에 의존하고 있다. 5명은 시내 병원에 나뉘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2명은 통원 치료를 받는다. 나머지 2명은 다친 곳이 없어 귀가했다.

 

A씨가 범행 당시 지니고 있던 다량의 약물에 대해서는 '○○○ 신경정신과'라고 적힌 약 포장지를 근거로 마약류가 아닌 병원 처방약으로 보고 있다.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지만, 경찰은 정확한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대응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범행 전 경과 때문이다. A씨는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무좀 등 피부 질환 진료를 받았는데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합의금을 요구했고, 병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8월 19일부터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병원 측은 이날부터 9월 말까지 A씨를 6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허위사실 유포와 업무방해로 4차례, 지난달 9일에는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며 2차례다. A씨 역시 "시위용품이 없어졌다", "시위용품이 훼손됐다"며 같은 기간 두 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흉기 소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해명을 받아들였다. A씨는 "시위 푯말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집에 커터칼이 없어 식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흉기만 회수하고 현장에서 종결했다.

 

이후 수사가 시작된 것은 병원 측이 같은 날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민원을 함께 낸 덕분이었다. 경찰은 이 내용을 전달받아 병원 관계자를 조사한 뒤 지난 6일 A씨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이 자리에서도 식칼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1인 시위용 푯말에 구멍을 뚫기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을 해코지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에도 A씨가 가져온 팻말에 네 차례 구멍을 뚫어 줄을 연결해 세워두는 모습만 찍혔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지 않고, 갖고 있던 흉기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다.

 

문제는 A씨의 전력이다. 그는 2004년 9월 인천 부평구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중개인에게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처벌받았고, 2007년에는 이혼 뒤 동거하던 전처와 다투다 흉기로 다치게 하는 등 전과가 10범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재결합을 거부하는 전처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재범 위험성이 높아 2029년 2월까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대상이다.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감독기관인 법무부에 조사 사실을 통보했다. 이런 전력을 고려하면 경찰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흉기 소지 신고 당시 A씨가 흉기를 들고 시민을 위협하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구멍을 뚫는 용도라는 피의자 진술과 CCTV 분석 등을 통해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가 성립하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 여부에 대해서는 A씨가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고 15년간 알코올중독 약물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며, "자해나 타인 상해 위험성이 있는 경우 응급입원이 가능하지만 그런 경우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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