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사에 위자료 지급 판결…"자기 결정권 침해만 인정"
작성일 : 2026-10-14 18:11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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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방법원 [사진=연합뉴스] |
별다른 증상이 없던 환자가 비파열성 뇌동맥류 수술을 받은 뒤 뇌출혈로 숨진 사건에서, 법원이 의료진의 수술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치료 방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책임은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민사6부(이상윤 재판장)는 숨진 환자 A씨의 배우자와 자녀 2명이 부산의 한 병원과 신경외과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과 의사가 공동으로 배우자에게 1천285만여원, 두 자녀에게 각각 857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건강검진에서 뇌동맥류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고, 추가 검사에서 3.8㎜ 크기의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확인됐다. 같은 해 12월 4일 부산의 한 병원에서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막는 '클립 결찰술'을 받았지만,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뇌부종과 출혈이 생겼다. 상태가 나빠지면서 그날 밤 재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같은 달 18일 숨졌다.
유족은 수술상 과실과 경과 관찰 소홀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수술과 치료 과정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환자에게 치료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판결문에 따르면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늘어나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튀어나온 것이다. 수술 방법으로는 개두술이 필요한 클립 결찰술과, 다리 혈관을 통해 코일을 채워 넣는 코일 색전술이 있다. 수술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보존적 치료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재판부는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 모두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어 환자가 양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수술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나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감정의는 수술 동의서에서 코일 색전술에 관한 설명은 확인되지만, 구체적인 장단점과 위험성·난이도, 회복 기간, 비용 등을 설명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고 재판부는 전했다.
보존적 치료에 대한 설명도 빠져 있었다. 재판부는 감정의가 경과 관찰도 하나의 선택권이라고 의견을 밝혔지만, 피고가 환자에게 이 가능성을 설명한 사실이 없어 보인다며 "망인의 치료 여부 및 수술 방법 결정에 관한 자기 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설명이 부족했던 것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사망으로 인한 전체 손해가 아니라, 자기 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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