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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요법 뒤 12시간 검사 안 해 환자 사망…대법 "의료진 과실 인정"

2심 "진료지침은 권고사항"…대법원이 뒤집어 부산지법으로 환송

작성일 : 2026-10-19 18:04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대법원 [사진=연합뉴스TV]


고농도 산소요법을 시작하고도 12시간 넘게 관련 검사를 하지 않아 환자가 숨졌다면 의료진에게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이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80대 남성 A씨는 2018년 2월 폐렴과 폐부종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고혈압과 당뇨를 앓았고 2001년에는 폐암으로 폐 일부를 절제했으며, 2주 전에도 폐렴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급성 악화로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상태였다.

 

경과는 이랬다. 당직의는 A씨의 산소포화도가 80% 수준으로 떨어지자 오전 3시 50분께 고농도 산소요법을 시작했다. A씨는 오전 9시께부터 의식이 흐려지며 상태가 나빠졌다. 병원이 동맥혈가스검사를 한 것은 오후 4시께였고, 이때서야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과다하게 쌓인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오후 6시께 심정지에 빠졌고, 같은 해 3월 끝내 숨졌다.

 

유족들은 산소요법을 시작한 지 12시간 20분, 의식이 나빠진 뒤로도 7시간이 지나서야 검사가 이뤄졌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료지침은 산소요법 시작 30~60분 뒤 동맥혈가스검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1심은 병원 측 과실과 인과관계가 일부 인정된다며 피고들의 책임을 20%로 보고 유족에게 약 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원고 패소로 뒤집었다. 진료지침은 권고사항이어서 검사 여부는 의사가 판단할 사항이고, 의료진이 A씨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이유였다. 설령 제때 검사하지 않은 과실이 있더라도 고령과 중증 기저질환을 고려하면 과실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도 봤다.

 

대법원의 결론은 달랐다. 대법원은 "의료행위 증명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환자 측이 진료상 과실의 존재와 그 과실이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기존 판례를 언급했다. 이어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료지침의 내용과 감정의 의견, 산소 투여 뒤 약 12시간 동안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종합해 병원 측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의료진의 과실이 A씨의 의식상태를 악화시킨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도, 의료진이 이를 뒤집을 증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의료진 과실과 A씨 병력의 기여도를 따져 손해배상 범위를 새로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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