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출신 전문경영인에 주식 10% 증여…"가족 합의 거쳐 입양, 세제 혜택과 무관"
작성일 : 2026-10-20 16:43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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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수 세라젬 대표이사 [세라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홈 헬스케어 기업 세라젬의 창업주 이환성 회장이 20여 년을 함께한 전문경영인 이경수 대표이사를 성인 양자로 입양하고, 자신의 지분을 넘기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승계 방식이다.
세라젬은 20일 이 회장이 지난해 이 대표를 성인 양자로 입양한 데 이어, 올해 전체 발행주식의 10%를 증여하는 1차 지분 승계를 마쳤다고 밝혔다. 증여세 신고도 끝냈다. 창업주의 친자녀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법적 자녀로 맞아 경영권은 물론 소유권까지 물려주기로 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전문경영인 체제와도 결이 다르다.
선택의 배경에는 가족 사정이 있었다. 1961년생인 이 회장에게는 딸이 한 명 있지만 기업 경영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생인 이 대표는 이 회장보다 17세 어리다. 세라젬 관계자는 "2~3년 정도 승계 문제를 고민했고, 지난해 초 이 대표에게 양자 입양에 관한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양측 가족이 협의하고 합의한 끝에 지난해 입양 절차를 마쳤다. 두 사람은 기업의 독립성과 경영 연속성, 장기적인 지배구조 안정성을 놓고 여러 승계 방안을 따져본 끝에 이 방식을 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세라젬이 창업한 지 5년 뒤인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전략기획과 마케팅, 국내외 영업을 두루 거쳤고, 세라젬이 해외 사업에 힘을 쏟던 시기에는 이 회장과 해외 현장을 함께 누비며 창업주의 경영 철학을 익힌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에는 중국 쓰촨성에서 직접 대리점을 운영했고, 이듬해 이 회장의 요청으로 국내 사업을 맡았다. 당시 미미한 수준이던 국내 사업은 그가 경영을 맡은 뒤 수천억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 관리 의료기기 중심이던 사업을 의료가전 시장으로 넓히고, 카페와 제품 체험 공간을 결합한 '웰카페'를 들여온 것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 회장은 2022년 당시 40대 중반이던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이제 소유권까지 넘기기로 한 것이다.
양자 입양의 가장 큰 법적 효과는 상속권이다. 민법상 양자는 입양된 때부터 양부모의 친생자와 같은 지위를 갖는다. 이 대표는 주식을 증여받는 전문경영인에 그치지 않고, 이 회장의 법적 상속인으로서 앞으로 상속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의 세라젬 지분은 지난해 공시 기준 60.5%에 이르는 만큼 승계는 중장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창업주 일가가 아닌 이 대표가 당장 이 회장의 지분을 사들일 거액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입양은 당장의 증여뿐 아니라 상속까지 염두에 두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넘기기 위한 방식으로 해석된다.
세제 혜택이 목적이었다는 시각에는 회사가 선을 그었다. 세라젬 관계자는 "현재 회사 규모에서는 관련 가업승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세제 혜택과 관계없이 입양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 입양을 통한 승계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안정성과 경영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세라젬은 앞으로도 기업의 성장과 경영 연속성, 지배구조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지분 승계 방안을 계속 검토할 계획이다. 1998년 설립된 세라젬은 척추 관리 의료기기와 안마의자를 주력으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원하는 '7-케어 솔루션'과 AI 기술을 주거 공간에 접목한 'AI 웰니스 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이번 승계는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과 20여 년간 검증된 차세대 경영자의 역량을 연결해 세라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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