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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어민 강제북송 정의용·서훈·김연철 항소심 집행유예…1심 선고유예보다 형량 올라

북한어민 대한민국 국민 지위 인정…노영민은 무죄

작성일 : 2026-10-21 16:51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탈북어민 강제 북송'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사진 왼쪽부터),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는 21일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정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반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무죄였다. 재판부는 노 전 실장이 직권남용을 공모했거나 북송 결정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네 사람 모두에게 징역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이었다. 선고유예는 범죄가 경미할 때 유죄는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이다. 1심은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면서도 탈북 어민이 저지른 범죄의 흉악성과 남북 분단으로 인한 제도적 공백을 참작했다. 항소심은 이 판단을 뒤집고 실형(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택했다.

 

재판부는 쟁점이던 북한 주민의 법적 지위에서 1심과 같은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북한지역도 대한민국 영토에 속하는 한반도의 일부"라며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석되는 점 등 관련 법리를 종합하면 원심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북한 주민들을 대한민국 국적자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강제북송으로 어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판단도 유지했다.

 

북송 결정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도 엄격했다. 재판부는 "북송 결정과 집행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직권행사의 법령상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고, 직무집행의 필요성과 상당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법무비서관실과 외교부 보고서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사흘 만에 집행을 완료한 점에 비춰 적어도 미필적으로 직권남용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죄가 인정된 세 사람에게 질책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관계 공무원의 의견에도 나포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불과 5일 만에 집행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 주민에 대해 보호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까지 강제북송의 공포에 떨게 했다"고 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 김 전 장관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의 실체와 당시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당한 판단으로 승복할 수 없다"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해 진실을 밝히고 법적 정당성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정치적 논란 속에서 시작된 무리한 수사와 기소의 문제점을 외면한 채 전임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형사책임을 가중했다"며 "대법원에서는 오직 법과 증거에 따라 사건의 진실과 당시 정부의 정책적 결정이 지닌 정당성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어민들이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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