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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연 3.00% 동결…신현송 "호미질의 결실, 긴축 기조는 계속"

성장·물가 전망 상향 시사…환율 하락 등도 고려

작성일 : 2026-10-22 17:17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과 같은 결정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여유를 확보한 결과라고 설명하면서도, 성장과 물가가 기존 전망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장의 시선은 11월 추가 인상 여부로 향하고 있다.

 

신 총재는 동결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8월 인상에서 '가래로 막아야 할 것을 호미로 막았다'고 표현했는데, 이번 동결은 '호미질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7·8월 선제 대응으로 국내 경제 상황에 맞춰 정책을 펼 운신의 폭을 얻었고, 환율도 안정돼 시간을 벌었다는 취지다. 그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환율도 하향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결정은 금통위원 7명 전원 일치였다. 시장 일각에서 거론되던 인상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신 총재는 "물가, 성장 등 경제 상황, 선제적인 통화정책의 전반적인 평가에 상당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대내외 위험 요인의 전개 상황과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8월 전망 이후 성장과 물가의 상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월 물가동향 등 추가되는 데이터를 통해 좀 더 확인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신 총재는 "성장세나 물가 오름세가 8월 전망보다도 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의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물가 오름세가 목표 수준(2%)에 안정적으로 도달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목표 달성 시점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물가 목표를 당장 (내년에) 달성한다기보다는 다른 여건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펴는 시기 안에서 달성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내후년에는 목표 수준에 다가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번 인상기의 최종 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반드시 채권시장의 추정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항상 새로운 데이터가 나오면 그걸 참고하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금통위가 긴축 기조를 거두지 않는 배경에는 물가, 성장, 집값이 모두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 2.6%, 5월 3.1%, 6월 3.2%로 높아졌다가 7월 2.8%, 8월 3.1%, 9월 2.9%로 등락을 보였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10월에도 3% 안팎이 예상된다. 금통위는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치(각각 2.7%, 2.5%)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2.3%, 2.5%)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급반등했고, 2분기에도 0.6%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는 2천792억달러 흑자로 작년 같은 기간의 4배를 웃돌았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대폭 올렸고,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3.6% 이상까지 제시했다. 금통위는 이번에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월 전망치(각각 3.3%, 2.9%)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상향 조정을 예고했다. 반도체 수출 확장세를 감안하면 11월 경제전망에서 전망치가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택시장도 부담 요인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등 수도권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지난달 모처럼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 신용대출 증가세도 눈에 띈다. 금통위는 "가계대출은 기타 대출이 순상환 되면서 감소 전환했으나, 주택 관련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수도권 주택가격의 오름세는 다시 확대됐다"고 짚었다.

 

대외 변수로는 주요국의 금리 인상 흐름이 있다. 연준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전격 인상했다.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크지만, 연내 추가 인상의 불씨는 살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환율 하락은 당장의 인상 압력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등으로 장중 1,322.8원까지 내렸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 2024년 10월 2일(1,317.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줄면 원화의 기초가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신 총재는 환율 흐름을 이렇게 진단했다. "초여름의 고환율 상황은 아주 예외적이고 비정상적인 면이 있었다"며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안정을 찾는 추세는 비정상을 되돌리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환율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직 실효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예년보다 약세"라고 했다. 최근 몇 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진 만큼 교역 상대국 가중치를 반영한 국제결제기구(BIS) 실효환율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8월 말 기준 BIS 실효환율은 89로 평균(101)을 밑돈다. 신 총재는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서 수입 물가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었다"며 "특히 환율이 10% 내렸을 때 1분위 가계의 구매력이 0.4% 이상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양극화 해소에도 상당히 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취약 차주에게 주는 부담은 금통위의 고민거리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 보고 과정에서 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는 3조3천억원, 기업은 3조6천억원가량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앞서 신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취약 차주가 저희 통화정책으로 고통을 느낄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8월 회의에서 동결 소수의견을 내며 "양극화 심화 양상과 취약 부문에 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 총재는 이날 재정과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재정지출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인 재정 재원으로 지속적인 지출이 생긴다면 나중에 되돌리려고 할 때는 어려울 수 있다"며 "지속가능성에 대해 당국에서 잘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궁극적으로는 국회에서 심사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오래 지속될수록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기고, 상당히 되돌리기도 힘들어진다"며 "장기화하면 재정에 상당히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의 주가 조정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주가가 최근 조정을 많이 받았는데, 실물 경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며 "약간의 소비 조정이 일시적으로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7월 통화정책방향(통방)때 말씀드린 것처럼 반도체는 주가보다는 가격 자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 계약, 현물 가격 등을 보면 가격 자체는 상당히 견조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르면 다음 달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오는 27일 발표되는 3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와 다음 달 2일 공개되는 10월 물가 지표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다음 달 2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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