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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즈병원 박연이 병원장 칼럼] 자궁내막증 로봇수술, 정상 난소 보존이 관건…산부인과 진료 먼저

작성일 : 2026-10-28 17:58

사진 서울미즈병원 박연이 병원장


자궁내막증으로 진료받는 여성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19년 13만5107명에서 2024년 20만8531명으로 5년 사이 약 54% 증가했다. 환자가 늘면서 병변을 정밀하게 걷어내고 난소 기능을 지킬 수 있는 수술 방식으로 로봇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는 내막과 닮은 조직이 난소와 골반 복막, 나팔관 주변 등에서 자라는 질환이다. 이 조직은 호르몬 변화에 반응해 월경 때마다 출혈과 염증을 되풀이하고, 그 결과 주변 장기가 서로 달라붙는 유착이 생긴다. 난소 안에 피가 고여 초콜릿낭종이 생기면 정상 난소 조직이 눌리고 배란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난임 여성의 20~50%에서 자궁내막증이 확인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임신과의 연관성도 크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병변의 위치, 나이, 임신 계획을 함께 따져 정한다. 약물과 호르몬 치료로 통증이 조절된다면 수술 없이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반면 낭종이 계속 커지거나 통증이 잦아들지 않을 때, 난임 치료에 앞서 병변을 정리해야 할 때는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의 핵심은 병변을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유착을 풀어 골반 구조를 회복하면서 건강한 난소 조직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수술 후 5년 안에 재발하는 비율이 40% 이상이라는 보고도 있어, 수술 이후의 관리 계획까지 함께 세워야 한다.

 

로봇수술은 확대된 입체 영상과 손목보다 가동 범위가 넓은 관절형 기구, 손 떨림 보정 기능을 바탕으로 좁은 골반 안에서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다. 초콜릿낭종은 낭종 벽을 난소 조직에서 조심스럽게 벗겨내야 하고, 자궁 뒤쪽이나 장 주변까지 유착이 퍼진 경우에는 주변 장기 손상을 피하는 박리가 필요한데, 이런 상황에서 로봇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과 회복 기간 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로봇수술이 모든 환자의 정답은 아니다. 병변 범위가 제한적이면 일반 복강경수술로 충분한 경우도 많고, 로봇수술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라 비용 부담이 따른다. 결과는 집도의의 경험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병변 범위와 임신 계획, 비용을 함께 놓고 수술 방식을 정해야 한다.

 

만일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수술 전 초음파와 난소 예비능을 보는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로 난소 상태를 확인하고, 수술 후에는 재발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와 정기 추적 검사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미즈병원 박연이 병원장은 "자궁내막증은 통증을 참고 넘기는 사이 유착과 난소 손상이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수술 방식을 고르기 전에 병변의 범위와 난소 기능, 임신 계획을 먼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통제로 버티는 생리통이 몇 달째 이어지거나 월경과 무관한 골반 통증, 성교통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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