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 8년 3개월 만에 종결…법무부 "국민연금은 국가기관 아니라는 법리 정립"
작성일 : 2026-10-28 18:54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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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아라 국제투자분쟁과장이 24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판결 선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 벌인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최종 패소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엘리엇이 분쟁을 제기한 지 8년 3개월 만이다. 정부는 배상 원금과 지연이자 등을 합쳐 약 1천530억원을 물게 됐다.
법무부는 28일 지난달 30일 선고된 환송중재 판정에 대해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 등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부처와 정부대리로펌, 외부 전문가에게서 의견을 모으고 판정문을 분석했으며, 추가로 드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분쟁은 2018년 7월 엘리엇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ISDS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엘리엇에 약 4천849만달러와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정부는 불복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한미 FTA상 정부에 귀속되는 조치가 아니어서 중재판정부에 관할권이 없다며 같은 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2024년 8월 이 소송을 각하했지만, 이듬해 7월 영국 항소법원이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올해 2월에는 정부에 유리한 판단이 나왔다. 1심 법원은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원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했다. 정부의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중재판정부로 돌려보냈다. 법원은 국민연금이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고, 공적연금기금 운영이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뒤집혔다. 올해 3월 사건을 접수해 절차를 시작한 환송중재 판정부는 지난달 30일 정부의 조치와 엘리엇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다시 인정했다. 정부가 엘리엇에 배상 원금 약 4천849만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649억원)와 지연이자 등을 합쳐 약 1천530억원을 물어야 한다고 판정했다. 법무부는 약 한 달간 판정문을 분석하고 취소소송에 드는 추가 비용을 검토한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배상액 지급 방안과 정확한 액수는 지금도 논의 중이다.
법무부는 최종 패소에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으로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법리를 세웠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같은 투자 활동이 외국인 투자자의 ISDS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리를 확립해 앞으로 비슷한 제소 위험을 막는 효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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