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수당 50여만 원에 4인 가족 임대아파트 생활
작성일 : 2021-10-25 17:07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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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용인공원묘지에 놓인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박태정 여사의 영정사진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날 향년 91세로 별세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박태정 여사의 발인식이 25일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영결식장에서 엄수됐다.
차녀 안기려(63)씨를 비롯한 고인의 친인척 일부와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 이종수 연세대 교수 등 1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발인식은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의 미사 아래 진행됐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고인은 안중근 의사의 친동생이자 독립운동가인 안정근(1885~1949) 지사의 며느리로, 국내에 거주하는 안중근·정근·공근 형제의 유족 중 안 의사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함 이사장은 “나라와 공동체, 유가족과 자녀들, 저희 모두를 위해 하느님께 은총과 자비를 청한다”며 묵념했다.
박 여사의 남편인 안진생 씨는 일제강점기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해외에서 지내다 해방 이후 이승만 전 대통령 제의로 귀국해 정착했다. 이후 해군에 입대해 장교로 복무한 안 씨는 1960년대에 외교관으로서 여러 나라 대사를 지냈다.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본부 대사로 재직하던 안 씨는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강제 해임된 뒤 그 충격으로 뇌경색을 얻어 1988년 사망했다. 8년간 이어진 안 씨의 투병 생활로 박 여사의 가세는 급속히 기울어 넉넉지 못한 살림을 이어왔다. 가족들은 월세를 전전하다 양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자리를 잡고 거주해왔다.
박 여사의 두 딸과 손녀 등 4인 가족은 수권자인 장녀 안기수(66) 씨가 보훈처에서 매달 받았던 수당 50여만 원과 박 여사의 기초연금, 지인들의 도움 외에는 뚜렷한 수입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여사 가족들에게 집 한 채를 기부하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들은 “더 필요한 사람에게 갔으면 한다”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안 씨 또한 생전에 아버지 안정근 지사의 유공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걸 원치 않았다고 한다.
박 여사는 지병은 없었지만 지난해 낙상 후 건강 악화로 요양원 생활을 했다고 전해졌다. 안기수 씨는 박 여사를 간호하다가 편찮았던 몸이 더 안 좋아져 지난 3월 별세했다.
가족들은 박 여사의 삼일장을 치를 여유도 없이 이날 바로 발인을 하고 고인을 경기 용인공원묘지에 안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박 여사의 남은 딸과 그 손녀도 몸이 아픈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보훈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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