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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구진, 바이러스의 ‘면역회피’ 진화 흔적 발견

인간 면역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화

작성일 : 2021-01-20 19:08 수정일 : 2022-04-19 13:40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접힌 머리핀 형태로 일부 돌기가 변한 스파이크 단백질 이미지. 스파이크 단백질은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한 뒤 형태가 여러 번 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논문 발췌 /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워싱턴 의대와 프레드 허친슨 암 센터 과학자들이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면역 회피’ 진화 흔적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19일(현지 시각) 저널 ‘이라이프’(eLife)에 발표했다.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백신을 맞으면 인체 면역 세포는 항체를 만든다. 항체는 바이러스 표면의 특이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이를 항원이라고 한다. 이후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 면역계는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반응한다.


그러나 게절 독감 등 일부 바이러스는 항원이 변해 진화하는 ‘항원 변이’(antigenic drift)가 일어날 수 있다. 항원이 변하면 면역계는 다시 침입한 바이러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면역반응도 나타나지 않는다.

코로나 계열의 바이러스는 표면에 돌기와 같이 뻗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있는데, 이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면역계의 주요 표적이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SARS-CoV-2)와 같은 계열에 속하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이 항원 변이해 면역 회피를 한 흔적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백 종의 코로나바이러스 중 인간에게 감염해 질병을 일으키는 건 현재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SARS-CoV),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 등 모두 7종이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코와 목 등에 가벼운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HCoVs에 주목하고 감기 코로나 4종의 유전자 서열을 컴퓨터로 분석해 진화 과정을 추적했다. 특히 스파이크 단백질처럼 주요 항원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 단백질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감기 코로나 4종 중 절반인 2종(OC43, 229E)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높은 비율의 진화 흔적이 발견됐다. 바이러스에 이로운 대부분의 변이는, 인간 세포에 감염할 때 도움을 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영역(S1)에 집중돼 있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의 면역 회피 변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감기 코로나의 감염이 장기간 반복되는데도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설명해 준다. 감기 코로나가 인간 면역계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결과, 항원 변이로 면역반응이 봉쇄된 상태에서 쉽게 재감염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는 대략 2, 3년에 한 번꼴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H3N2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서 나타나는 변이 주기의 절반 내지 3분의 1에 해당한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프레드 허친슨 암 센터의 트레버 베드퍼드 박사는 “신종 코로나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같은 방향으로 진화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라면서 “(만약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 감염증 백신을 새로운 변종에 맞춰 계속 다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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