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관련 내용 방송 금지…“진술거부권 등 침해 우려”
작성일 : 2022-01-14 18:24 수정일 : 2022-01-14 18:26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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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
법원이 오는 16일 MBC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방송하려 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분량의 통화 녹음파일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14일 김 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채권자(김 씨)와 관련하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채권자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바, 향후 채권자가 위 사건에 관하여 수사 내지 조사를 받을 경우 형사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이는 점이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또한 “김 씨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 내지 발언 등을 한 언론사나 사람들에 대하여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위와 같은 발언이 국민들, 유권자들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 등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씨의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이 없는 일상생활에서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한 것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부분 내용에 대하여는 방송 등의 금지를 명함이 타당하다”고 가처분 인용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방송이 금지된 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국민의힘 측 홍종기 변호사는 “A씨가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환심을 사고, 친한 관계가 된 후 사적인 내용을 녹음했다”며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했고 이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MBC 측 법률 대리인은 “유력한 대선 후보 부인은 가장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영부인 후보자로서 검증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방영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 씨의 통화 녹취록 방송을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MBC 노조 등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성중·추경호·이채익 의원 등 1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을 찾아 박성제 MBC 사장을 면담해 해당 녹취를 공개하는 것은 ‘편파방송’이러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녹취할 수 없는데, (그렇게 녹음된) 불법 음성을 MBC가 공개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음성권 위반”이라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개한다는 것도 명백히 선거에 관여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MBC가 불공정·편파 방송을 해선 안 된다고 명백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찾아왔다”며 “MBC가 권력 편에 서서 자신들의 권한과 지위만 차지하려고 하는데, 반드시 건강한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MBC 사옥 앞에 몰려든 촛불시민연대, 개혁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시위대와 충돌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들의 진입을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들은 입구를 지난 이후 로비에서도 MBC 노조와 잠시 대치했다.
MBC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회의원들이 버스까지 대절해 MBC로 몰려와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아직 방송도 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 대한민국 입법부가 공영방송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무엇이 두려워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는가”라며 “(대선후보) 검증 수단이 후보 배우자가 사적으로 통화한 녹취 파일이라 하더라도, 발언 내용 가운데 공적 영역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입수한 언론에는 보도할 ‘의무’가 있고 국민에겐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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