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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 아버지 ‘간병 살인’ 23세 청년, 징역 4년 확정

작성일 : 2022-03-31 16:59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TV]


심부뇌출혈 및 지주막하출혈을 앓던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23살 청년 A 씨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1일 아버지인 B 씨(56)를 방치해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와 단둘이 같이 살던 B 씨는 2020년 9월 심부뇌출혈 및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게 됐다. 그러다 치료비를 부담하기 어려워진 A 씨는 지난해 4월 B 씨를 퇴원시키고 혼자서 돌봤다.

그러나 A 씨는 팔다리 마비 증상으로 거동할 수 없는 B 씨의 퇴원 이튿날부터 처방약을 주지 않고 치료식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일주일 뒤부터는 B 씨를 방에 홀로 방치해 5월께 숨지게 한 한 혐의를 받았다. B 씨의 사인은 영양실조 상태에서 발병한 폐렴, 패혈증 등으로 추정된다.

B 씨의 퇴원 전 B 씨의 동생이 생계지원, 장애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A 씨에게 알려줬지만 A 씨는 주민센터 등을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원 후 B 씨는 목이 마르다고 하거나 A 씨가 지인들에게 생활비를 빌리도록 제안하는 등 삶의 의지가 있었다. 또 B 씨는 간헐적으로 A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A 씨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수사에서 존속살해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검찰 수사 단계에서 “아버지를 퇴원시킨 바로 다음 날부터 기약도 없이 2시간마다 한 번씩 아버지를 챙겨주고 돌보면서 살기는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힘드니 돌아가시도록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행에 이르게 한 여러 정황을 고려해 권고 수준보다 낮은 형량인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의 항고로 열린 2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퇴원할 때 병원에서 받아 온 처방약을 피해자에게 단 한 차례도 투여하지 않은 점을 비롯해 피고인 자백 진술을 더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퇴원시킨 다음 날부터 피해자를 죽게 할 마음을 먹고 죽을 때까지 의도적으로 방치했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어린 나이에 경제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간병 부담을 떠안아 미숙한 판단으로 범행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A 씨 사건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 나이에 부모나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영 케어러’(Young Carer)의 ‘간병 살인’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A 씨가 월세를 내지 못하고 도시가스, 인터넷 등이 끊기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사정이 알려지면서 2심 판결을 앞두고 탄원 여론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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