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라고 생각 못 해…비자금 조성 경위도 몰라”
작성일 : 2022-04-06 17:42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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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들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기소된 구현모 KT 대표가 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법인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 후원을 한 혐의로 구현모(58) KT 대표이사 측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구 대표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허정인 판사 심리로 열린 업무상 횡령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비자금이 조성된 경위도 몰랐고 이것을 통해서 얻은 이익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타 부서 업무를) 도와줬을 뿐인데 이 자리까지 온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경영진들이 파렴치한 사람이 돼 있어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무상 횡령죄는 불법으로 다른 사람의 재물을 취득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후원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한 행위이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임원 9명도 대부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변호인들은 아울러 검찰이 분리 기소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업무상 횡령 사건을 병합해서 함께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전직 KT 대외업무 담당 부서장 맹 모 씨 등을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 3,790만 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매입하고 되파는 수법으로 11억 5,000만 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들은 1인당 한 해에 국회의원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금액 한도인 500만 원을 넘는 돈을 제공하기 위해 이 금액을 임직원과 지인 명의로 100만∼300만 원씩 분할해 ‘쪼개기 후원’을 했다.
검찰은 구 대표 등 임직원 10명이 2016년 9월부터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이러한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구 대표의 명의로는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1,400만 원의 정치자금이 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 측은 검찰 처분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한편 구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첫 공판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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