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기회 주는 게 공익 부합”…복지부 항소 제기
작성일 : 2022-05-30 16:20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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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TV] |
10년 전 지인에게 수면유도제를 불법으로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하자 시신을 유기해 논란을 일으킨 의사에게 법원이 면허를 다시 주라고 판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전직 의사 A 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허 재교부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복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의 한 병원 원장이던 A 씨는 2012년 지인 B 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 미다졸람과 전신마취제 등을 섞어 불법 투여했다. B 씨가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호흡정지로 사망하자 당황한 A 씨는 B 씨의 시신을 실어 한강공원 주차장에 버려두고 도주했다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수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사체유기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징역 1개월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고, 2013년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7월 A 씨의 의사 면허를 취소했다.
이후 A씨는 2017년 8월 면허 재교부 기간인 3년이 지나자 의사 면허 재교부를 신청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A 씨는 지난해 3월 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오랜 시간 자숙하면서 깊이 반성했다”며 “(의사 면허 취소로) 감당해야 하는 불이익이 너무 크고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혐의는 의사 면허 취소 사유가 되지 않으며 의료법에서 명시한 면허 재교부 제한 기간이 지났다고 덧붙였다.
의료법 65조2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제1항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자라도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면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면허 취소된 날부터 1년 이내, 2년 이내, 3년 이내 재교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비록 중대한 과오를 범했지만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한 의료인에게 한 번 더 재기의 기회를 줘 자신의 의료기술이 필요한 현장에서 봉사할 기회를 주는 것이 의료법 취지와 공익에 부합한다”며 면허 재교부 판결을 내렸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경우는 직무와 관련한 고의범죄 등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복지부가 다른 이유로 면허 재교부를 거절하더라도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면허가 취소돼도 취소 사유가 없어지거나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뚜렷이 보인다고 인정하면 면허를 재교부받을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의사 면허를 재교부받지 못하게 하려면 법 개정을 통해 면허 교부 규정을 까다롭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해 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고도 1년 3개월 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20년 9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의료법 개정안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거나 의료인 면허를 취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사위에 개정법의 발이 묶이자 국회 복지위는 법사위에 정식으로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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