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역할 중요”
작성일 : 2022-06-10 18:49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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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글로벌 물가 상승의 압력이 상당 시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간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다른 주요국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은 첫 금리 인상 시점이 우리나라보다 늦은 대신 금리 인상 폭이 우리나라보다 큰 상황이다.
한은은 10개월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단 두 차례 만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이후 미국 연준은 6월과 7월 회의에서 빅스텝(정책금리 0.5%포인트)으로 인상하여 5개월 만에 금리를 1.75%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이 총재는 “중국의 경기둔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와 향후 물가와 성장 간 상충 관계가 더욱 커지면서 통화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의 방향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의 개선 또한 강조했다.
그는 “부서 간 협업을 가로막는 높은 칸막이와 경직된 위계질서로 인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 모두 ‘수직적 내부 지향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외부 지향적 조직문화’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자”며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총재는 “외부 사람들은 알 수도 없고, 찾지도 않는 내부용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주요자 중심의 ‘고객 마인드’를 가지자”라며 한은 정책서비스의 최종 수요자는 외부의 경제주체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은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행여 정책적 함의나 대안 제시가 불러올 논쟁을 피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하자”며 “수요자가 원하는 내용을 엄밀히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한은이 정책당국으로서 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싱크탱크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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