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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20비 사망 여군 유서 추정 다이어리서 괴롭힘 정황 발견

군인권센터 “강 하사 사망 원인 다각도로 규명할 것”

작성일 : 2022-07-27 17:35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강 하사 사망 사건 초동 브리핑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옆은 김형남 사무국장. [사진=연합뉴스]


1년여 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이하 20비)에서 숨진 여군 부사관 강 모 하사(21)가 남긴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서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남겨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권센터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내용과 여타 정황을 볼 때 강 하사 사망에 부대 내 요인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강 하사의 유서 일부에는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상사님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그러냐”, “○○사 ○○담당 중사,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서 분풀이하는 중사, 꼭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아라” 등 강 하사가 부대 내에서 부당한 일을 겪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임관한 지 갓 1년을 넘긴 강 하사는 이달 19일 오전 20비 영내 독신자 숙소 내부 발코니에서 숨진 상태로 동료 부대원에게 발견됐다. 강 하사가 사용했던 관사는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2차 가해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중사가 지난해 5월 사망한 이후 해당 관사는 공실 상태로 남아있었지만 올해 1월부터는 강 하사가입주해 사용했다.

군인권센터는 “강 하사는 입주 3개월이 흐른 올해 4월에 이르러서야 이 중사가 사망한 장소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후 주변 동료들에게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사 배정을 관리하는 복지대대는 부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초임 하사에게 일언반구 없이 아무도 살려 하지 않는 관사를 배정했다”며 “신상 관리 대상인 초임 하사가 해당 관사에 거주하게 된 배경과 강 하사가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었던 사정을 인지했는지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유서에서 이 중사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관사로 나온 게 후회된다. 다시 집 들어가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군사경찰과 군의관 소견에 따르면 강 하사는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 하사가 발견됐을 당시 거실 바닥에는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강 하사 사망 이후 공군 수사단을 파견했으며, 수사단은 민간 경찰과 군인권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등의 입회하에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유가족 측의 요청으로 국방과학연구소 대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강 하사의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할 예정이다.

군인권센터는 “군 수사기관이 다른 입회 주체들이 확인하기 전에 유서를 봉인했다가 항의를 받고 봉인을 푸는 등 초동수사 과정에서 민간과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유가족은 군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또 공군수사단과 검찰단이 유가족에게 부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서명을 해야만 강 하사의 시신을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고 한 점, 유가족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부검할 수 있다고 말한 점, 유가족이 유품을 챙기려 하자 이를 저지한 점 등을 거론하며 “군 수사기관의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하사 사망 원인을 다각도로 규명해 책임을 묻는 한편 정책과 제도를 개선할 부분을 모색해야 한다”며 “성역 없는 수사와 진실 규명을 통해 강 하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노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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