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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준석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일부 인용…주호영, 직무정지

與 “정당 의사결정 과도한 침해”…이준석 대리인단 “헌법파괴 행위에 내린 역사적 판결”

작성일 : 2022-08-26 18:41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제기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는 출범 18일 만에 좌초됐다.

◇ 법원 “일부 최고위원들이 비상상황 만들어…정당민주주의에 반해”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26일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주 위원장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주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을 정지하도록 한 반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은 각하했다.


법원은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할 경우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가 끝난 뒤에도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없게 된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가처분 인용 이유를 밝혔다.

성비위 의혹으로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는 이번 법원 판단에 따라 본안 소송 결과 전까지 당 대표 직함은 되찾게 됐다.

재판부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에 준하는 경우’가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당 대표 6개월간 사고’는 직무수행이 6개월간 정지되는 것에 불과해 ‘궐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 당 대표 직무를 수행하는 등 당 의사결정에 지장이 없었으므로 ‘궐위에 준하는 상황’이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디.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 전환은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가능한데 법원은 권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당을 장악해 당의 의사결정에 아무런 장애가 없으므로 ‘비상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또한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에 대해서도 “사퇴서를 제출해야 비로소 사퇴 효력이 발생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의할 때 비상상황을 선언했던 상임전국위 의결 당시까지 정원의 과반인 5명이 남아있어 최고위 기능을 상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수진‧배현진‧정미경‧윤영석 최고위원은 비대위 전환을 앞두고 위원직 사퇴를 선언했으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소집 안건 표결에 참여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정치적으로 사퇴 선언을 했을 뿐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여전히 최고위원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이 사실로 인해 비대위 전환의 조건 중 하나인 ‘최고위 기능 상실’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최고위·상임전국위·전국위 의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은 당사자적격이 없어 내용을 판단하지 않고 각하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5일 열린 임시회의는 재적위원(54명) 4분의 1 이상의 요구(20명)로 소집된 것으로 보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당헌이나 당규 상 회의 안건을 제한하는 규정도 별도로 없고, 당헌 개정안 등도 안건으로 함께 처리된 점 등에 보면 의결에 무효가 될 만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당의 자율성 원칙에 따라 정당 내부 의사결정은 최대한 존중돼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당원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정당민주주의 원칙과 민주적 내부질서를 해하는 경우까지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 비대위 설치는 당원 총의를 추정할 수 있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 사이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이 사건에서는 당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이 비대위 설치를 반대했는데도 전국위 의결 등을 통해 당원들이 선출한 대표와 위원의 지위와 권한을 상실시켰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비상상황이 발생했다기 보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체제 전환을 위해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정당 조직과 할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 당원 총의를 모으도록 한 정당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준석 대리인단 “헌법파괴 행위에 내린 역사적 판결”…국민의힘, ‘주호영 직무정지’ 이의 신청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을 사실상 무효로 본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해 이준석 대리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가 정당 민주주의를 위반한 헌법파괴 행위에 내린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을 엄중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사퇴하지 않은 최고위원으로 최고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며, 사퇴한 최고위원 자리는 당헌에 의해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은 서면 논평으로 “서울남부지법의 가처분 인용 결정은 정당 내부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법률적 검토를 거쳐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법원 가처분 결정에 사실상 불복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법원이 ‘비상 상황’ 발생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해 “국민의힘은 지난 8월 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의 당원권이 정지되고 최고위원의 과반수가 궐위된 당시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유권해석했다”면서 “나흘 뒤 전국위원회에서 주호영 비대위원장 선임안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듯 모든 절차가 당헌과 당규에 따라 진행됐고, 연이어 개최된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서는 압도적 다수의 당원이 찬성표를 보내줘서 비대위가 의결됐다”며 “오늘 법원의 결정은 국민의힘 당원들의 의사를 부정하는 것이며, 당내 문제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비대위 관련 규정인 국민의힘 당헌 96조는 비대위 출범 요건으로 ‘비상상황’을 규정하고 있고 ‘비상상황’의 예시로서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 상실 등’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당헌의 최종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상임전국위는 당 대표의 6개월 직무정지와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사퇴로 인한 궐위상황을 종합해서 ‘비상상황’으로 유권해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임전국위의 정당한 유권해석을 법원이 임의로 뒤집은 것은 정당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비상식적인 결정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 결정에 따라 직무정지가 된 당사자인 주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이 아니라는 오늘의 가처분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며 “매우 당혹스럽다. 정당의 내부 결정을 사법부가 부정하고 규정하는 것은 정당자치라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당의 비상상황에 대한 판단은 정당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에 따라 국민의힘은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되면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가 출범 18일 만에 사실상 기능이 정지되면서 당내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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