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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 탈출해 옥살이 한 60대, 40년 만에 무죄 선고받아

법원 “위헌·위법한 계엄 포고로 구금…공소사실 역시 죄 안됨”

작성일 : 2022-09-19 17:30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줄 잇는 재심 청구…삼청교육대까지 확산 (CG) [사진=연합뉴스]


1980년 계엄 포고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보호감호 중 탈출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박 모 씨(69)가 재심을 통해 4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사회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박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1982년 4월 형이 확정된 이후 40년 5개월 만에 무죄인 셈이다.

1980년 8월 4일 계엄 포고 제13호가 발령된 지 20여 일이 지난 8월 30일 오전 당시 20대였던 박 씨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던 자신의 집에서 외출했다가 공수부대원과 형사들에 의해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4주간의 순화 교육이 끝나면 귀가시켜준다고 했으나 박 씨는 ‘근로봉사대’ 명목으로 6개월간 삼청교육대에 갇혔다. 이후 박 씨는 사회보호위원회로부터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며 5년간의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당시 경기도 고양군 송포면 대화리의 한 군부대에 수용돼 감호 생활을 하던 박 씨는 1981년 8월 17일 오후 8시 35분께 동료와 함께 감호시설 철조망을 넘어 탈출했다.

그러나 자신의 집에서 4박 5일을 숨어 있다가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박 씨는 결국 자수해 재판에 넘겨졌다. 계엄 당국은 박 씨를 원주 구치소로 내고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사회보호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자수했다는 이유로 4개월로 감형됐다.

박 씨를 군사시설에 가두고 보호감호 처분한 근거는 계엄 포고 제13호(불량배 일제 검거)와 구 사회보호법이다. 폭력 사범, 공갈 및 사기사범, 사회풍토 문란사범을 검거한 후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수용하고, 순화교육과 근로봉사 등으로 순화시켜 사회에 복귀하게 한다는 게 당시 포고문 내용이다.

수용시설을 무단이탈하거나 난동·소요 등 불법 행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때는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수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8년 12월 삼청교육의 법적 근거였던 계엄 포고 제13호가 해제 또는 실효되기 전부터 위헌·무효라고 결정하면서, 삼청교육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 사건이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이에 불법 구금됐다가 수용시설을 탈출한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박 씨는 지난 4월 20일 재심을 청구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계엄 포고에 따라 구금됐고, 보호감호 결정으로 감호시설에서 수용 생활 중 도주한 일로 사회보호법 위반죄로 처벌받았다”며 “이 사건 계엄 포고는 애초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비록 구 사회보호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나 법원의 위헌성 판단이 없지만, 계엄 포고가 위헌·위법한 이상 이를 통해 불법 구금된 피고인이 감호시설에서 도주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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