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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 발언’ 논란에 정진석 “식민사관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

野 “일본 제국주의 침략 전쟁 옹호”…조부 친일 이력 꺼내 맹공

작성일 : 2022-10-12 17:17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은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인해 ‘식민사관’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그건 식민사관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다. 제발 공부들 좀 하시라”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대해 “진의를 호도하고 왜곡하면 안 된다. 역사공부 좀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밖에도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만해 한용운 선생이 1936년 언론에 기고한 ‘반성(反省)’이라는 제목의 글 일부를 올렸다.

이 글은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自侮·스스로를 멸시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라며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라고 망국의 원인을 일본에서만 찾고 분노하면 민족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의 내용이 이어진다.

이 글은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이, 제삼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 자기 불행도, 자기 행복도 타에 의하여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련하기도 하지만 가증스럽기가 더할 수 없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앞서 정 위원장은 전날 한·미·일 군사훈련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어 “조선 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다가 망했다.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고 적어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일부로부터 ‘식민사관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 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정치권 밖에서도 이어졌다. 

류근 시인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부의 친일 덕분에 3대가 떵떵거리며 호의호식한다”며 “이래서야 누가 외세에 빌붙지 않겠는가. 뼛속까지 친일파가 지금 국힘당 비대위원장”이라고 꼬집었다.

유명 한국사 전문 강사 최태성 씨 역시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매국노 이완용이 1919년 5월 30일 매일신보에 작성한 글을 인용하면서 정 위원장을 비판했다.

최 씨는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키 위한 조선 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라는 글과 함께 이완용의 사진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정 위원장 조부의 친일 행적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친일 사관이며 가해자 논리”라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일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일본 식민사관을 그대로 얘기한 것”이라며 “이완용 같은 매국노가 얘기했던 논리가 여당의 당 대표 입에서 나왔다”고 꼬집었다.

임선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 원장의 조부가 ‘친일 행각’을 벌였다는 조선총독부의 공적조서 기록을 공개하며 화력을 끌어올렸다.

임 최고위원은 “정 위원장의 조부 정인각은 ‘오타니 마사오’로 창씨개명을 했다고 조선총독부 신문에서 보도해줄 만큼 친일파 인사였다”며 “정 위원장 조부는 정 위원장이 일본이 국운을 걸고 청나라를 제압했다고 감탄해 마지 않는 바로 그 만주사변에서 공을 세웠다. 조선총독부가 만주사변 공로자 공적조서까지 작성해준 사람”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위원장 조부는 일본에 엄청난 금액의 비행기 헌납금을 모아 바쳤고 군수물자 조달 공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식민지 조선 사람들에게 일본에 충성하라는 시국 강연회를 열고 국방 사상 보급에 앞장섰다는 공을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임 최고위원은 “정 위원장이 조부의 친일 행적에 대해 한 번이라도 반성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런 발언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는 정 위원장의 조부가 등재돼 있지 않다. 다만 연구소는 지난 2014년 한 매체를 통해 “여러 문건을 통해 정인각 씨의 친일행적이 나타나긴 했지만, 등재되지 않은 것은 직위가 면장으로 고등관료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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