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감세안으로 대혼란 초래…정책 폐기에도 신뢰 회복 못해
작성일 : 2022-10-21 17:22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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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 표명 회견 도중 옅은 미소를 짓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사임하면서 영국 역사상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트러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경제적, 국제적으로 크게 불안정한 시기에 취임했다”며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며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는 대처를 롤모델로 새 내각을 구성하기 전부터 감세 정책을 펼쳤다. 사전 교감이나 재정 전망조차 없이 지난달 23일 450억 파운드(약 72조 원) 규모 감세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고 국체 금리는 치솟는 상황이 연출되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개입을 했다.
일반적으로 감세 정책을 펼치면 지출을 삭감하는 반면 트러스 총리는 되레 지출을 증대해 금융시장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여당 의원들이 동요하고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동지라고 할 수 있는 쿼지 콰텡 재무장관도 경질했다.
콰텡 장관의 후임인 헌트 재무장관이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사실상 폐기하면서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트러스 총리는 이미 신뢰를 잃은 뒤였다.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인 데일리스타는 지난 14일 양상추의 유통기한과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비교하는 내용의 ‘트러스 총리가 양상추보다 오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엿새간 온라인 생중계했을 정도다.
이날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 영상을 인용해 트러스 총리의 사퇴 소식을 전하며 “양상추보다 오래 버티지 못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는 이르면 24일 결정된다.
1922 위원회가 마련한 경선 규정에 따르면 24일 마감되는 후보 등록 요건은 동료 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이다. 현재 보수당 의원이 357명인 것을 고려하면 후보는 최대 3명까지 나올 수 있다.
등록 요건을 갖춘 후보가 1명일 경우에는 나머지 절차 없이 24일에 해당 후보를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바로 선출한다.
2~3명이면 예비경선, 당원 온라인 투표 등을 통해 늦어도 28일까지 당선자를 결정한다.
당초 전체 당원 투표 없이 의원들만의 투표로 차기 총리를 선출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당헌·당규를 고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트러스 총리의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파티 게이트’로 자리를 물러난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 밖에도 트러스 총리와 경합했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경합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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