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 등 사법제도 발전 이끌어
작성일 : 2022-11-14 16:17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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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윤관 전 대법원장 [대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20세기 마지막 대법원장’ 윤관 전 대법원장이 1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윤 전 원장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제도의 변화를 주도했다.
윤 전 원장은 대법원장 취임 첫해 ‘사법제도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법제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위원회는 법조계, 학계, 정치권, 언론계, 시민단체 인사 등 32명이 참여했는데, 윤 전 원장은 인권변호사들도 위원으로 들어오게 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고인은 서울민사·형사지법을 통합한 서울중앙지법 출범(1995년)이나 특허법원·행정법원 신설(1998년) 등 법원의 외연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실 설치, 사법보좌관 제도 시행, 법관평가제도 도입, 기소 전 보석 제도 도입, 간이 상설법원 설치, 상고심사제와 증인신문 방식 개선 등 제도적 측면에서의 개혁도 주도했다.
특히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제도를 도입(1997년 시행)해 한국 법조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판사는 수사 기록만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했다. 검찰은 피의자 신병 확보를 이유로 영장실질심사 도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윤 전 원장은 끝내 영장실질심사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1996년 15만 4,435건에 달하던 구속영장 청구 건수는 영장실질심사 도입 후 꾸준히 줄어 지난해에는 2만 1,988건이 됐다. 영장 발부율도 같은 기간 92.6%에서 82.0%로 떨어졌다.
윤 전 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했다. 권위주의 정권의 구습을 타파하기 위해 일선 판사실은 물론 대법원장실에까지 걸려 있던 대통령 사진을 떼어냈고, 청와대에 법관을 파견하거나 정보기관 직원이 법원에 출입하는 일을 막았다. 대통령이 외국을 오갈 때면 대법원장이 공항에 나가 맞이하던 관례도 없앴다.
임기 막바지까지 제도 개선 노력을 계속했지만 1998∼1999년 의정부·대전에서 법조 비리 사건으로 판사 불명예 퇴진하는 시련도 겪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2000년 영산대 석좌교수·명예총장에 취임했고 2004년부터 영산법률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맡았다.
상훈으로는 청조근정훈장(1999년)과 국민훈장 무궁화장(2015)이 있다. 자랑스러운 연세인상(1994년)과 자랑스러운 해남윤씨상(2000년)도 받았다. 저서로 ‘신형법론’을 남겼다.
유족으론 부인 오현 씨와 아들 윤준(광주고법원장), 윤영신(조선일보 논설위원)씨, 남동생 윤전(변호사)씨 등이 있다.
대법원은 법원장(葬)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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