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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물류파업, 대화로 전환점 맞나…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후 첫 교섭 열려

BGF로지스-화물연대, 교섭 상견례…복잡한 갈등 구조에 조기 해결은 미지수

작성일 : 2026-04-22 17:17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화물연대 조합원이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CU 물류 노동자 권리보장 촉구' 집회에서 이날 오전 숨진 동료를 추모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에서 조합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화물연대와 사측이 처음으로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파국으로 치닫던 갈등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됐지만, 구조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조기 해결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화물연대와 BGF로지스가 22일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이민재 BGF로지스 대표와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이 대표는 "집회 과정에서 사망한 조합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고개를 숙인 뒤 "성실히 협의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측도 "뒤늦게나마 교섭에 응해줬다"며 사측 참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측은 오후 대전에서 실무교섭을 이어갔다.

 

교섭 착수를 위해 전날 작성된 합의문에는 "BGF로지스와 화물연대는 지역 물류센터와 지역본부별 협의를 진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BGF리테일은 협의 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보장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청 BGF리테일이 이행 보장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이 이번 교섭의 핵심 성과로 꼽힌다.

 

이번 분쟁의 뿌리는 편의점 물류의 다단계 계약 구조에 있다. CU 물류는 BGF리테일→BGF로지스→지역 운송사→화물기사로 이어지는 4단계 구조로, 경쟁사인 GS나 세븐일레븐보다 한 단계가 더 많다. 지역 센터별로 운임 단가가 다르고, 화물기사의 실질 소득과 직결된 배송 회차 문제까지 겹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BGF리테일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화물연대는 실질적 결정권이 BGF리테일에 있다며 원청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BGF로지스가 교섭 주체라는 입장을 고수해 파업이 장기화됐다. 이번 합의문이 사실상 원청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분쟁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안성·나주·진주 물류센터와 진천 BGF푸드 공장은 여전히 봉쇄 상태다. 한때 3000여 개 가맹점이 납품 차질을 겪었고, 진천 공장은 지난 17일부터 생산이 완전 중단됐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상황이 계속 바뀌어 피해액 추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교섭이 시작됐다 해도 단기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편의점의 낮은 영업이익률 구조상 물류비 인상 여력이 크지 않고, 이를 가맹점주나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가·회차 문제, 원청 책임 범위,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해법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섭이 진행되는 한편으로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관련 수사도 속도를 냈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차로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한 40대 비조합원 A씨에 대해 당초 특수상해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가 앞을 막는 피해자들을 들이받은 뒤 정차 없이 그대로 주행했다"며 사고 영상과 차량 전자 운행기록장치(DTG) 분석을 바탕으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 바리케이드에 승합차를 돌진한 60대 조합원 B씨와 흉기로 경찰을 위협한 50대 조합원 C씨에 대해서도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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