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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승부수'가 남긴 것…신세계그룹, 잇단 투자 실패로 경영 리더십 시험대

3조4천억 지마켓 적자 2배 급증·3천억 와이너리 영업권 0원…본업 이마트까지 흔들

작성일 : 2026-04-03 17:58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이마트본사 [사진=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수년에 걸쳐 단행한 공격적 투자들이 줄줄이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마트 본업의 부진과 맞물리며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굵직한 베팅마다 기대와 반대되는 성적표가 쌓이는 형국이다.

 

가장 최근에 불거진 것은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문제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스는 지난해 말 쉐이퍼 빈야드 영업권 392억원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해 장부가를 0원으로 기재했다. 영업권이란 단순 순자산 이상의 미래 수익 가능성에 부여하는 프리미엄이다. 이를 0원으로 처리했다는 것은 사실상 사업 반등 가능성을 포기했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신세계그룹은 부동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명분으로 2022년 3천억원을 들여 이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주류 사업의 실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마트는 2016년 190억원에 제주소주를 사들이며 소주 시장에도 뛰어들었지만, 2017~2020년 4년간 누적 영업손실만 434억원에 달했다. 유상증자로 570억원을 추가 투입했음에도 실적 개선은 없었고, 결국 오비맥주에 매각하며 손을 털었다. 와인 수입·유통 법인 신세계L&B도 2022년 매출 정점(2,064억원)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거쳐 2024년 1,6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가장 뼈아픈 실책은 단연 지마켓(G마켓)이다. 정 회장은 2021년 3조4천억원을 쏟아부으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12%로 쿠팡(13%)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SSG닷컴(3%)을 합산하면 단숨에 쿠팡을 제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신세계 유니버스'라는 통합 멤버십 생태계를 통한 시너지가 청사진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지마켓은 신세계 품에 안긴 직후인 2022년 적자 전환에 들어가 한 번도 흑자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7,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쪼그라들었고, 영업손실은 674억원에서 1,21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마트는 결국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꾸려 지마켓을 그 산하에 편입시키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SSG닷컴과 지마켓은 통합 멤버십 대신 각자 독자 멤버십을 출시하며 각자도생에 나선 상태다. 유동성 과잉 시대에 최고가로 사들인 자산이 그룹 재무 건전성을 갉아먹는 '승자의 저주'의 교과서적 사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의 개인 취향이 반영된 사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는 수익성 부진으로 전담 사업부가 폐지됐고,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도 차별화된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너 주도의 공격적 투자가 수치로 증명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과감한 정리와 함께 이마트 본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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