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교 동문 변호사에서 3천300만원 상당 금품 수수"…판사 측 "재판거래 없었다"
작성일 : 2026-05-06 17:46 수정일 : 2026-05-06 17:48 작성자 : 우세윤 (dmaa778@naver.com)
![]() |
|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김모 부장판사가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현직 부장판사가 고교 선배 변호사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재판 결과를 유리하게 조작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법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이례적인 '재판 거래' 기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2부는 6일 전주지법 형사 항소심 재판장 출신 김모 부장판사와 고교 동문 선배인 정모 변호사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2023~2025년 전주지법 재직 기간 동안 정 변호사가 이끄는 법무법인이 수임한 항소심 사건 21건을 담당하면서 그 중 17건에서 형량을 줄여줬다. 정 변호사로부터 3천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기 시작한 2024년 3월 이후 선고한 6건은 모두 원심을 파기했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집행유예 기간 중 재차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에게 징역 5개월에서 벌금 500만원으로 형을 대폭 낮춰줬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피고인은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전환해줬다.
뇌물의 형태도 다양했다.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 공간으로 쓸 상가를 1년간 무상 제공받고, 방음시설 공사비도 정 변호사가 대신 냈다. 여기에 현금 300만원이 든 견과류 선물 상자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에서 정 변호사의 행태는 의혹을 넘어 거래 구조를 사실상 노출시켰다. 공수처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선고 하루 전 갑작스레 성공보수 조건을 추가했는데, 그 조건이 실제 판결에 그대로 반영됐다. 또한 김 부장판사의 직권 보석 결정이 나오기 전 석방을 조건으로 수천만원의 성공보수를 미리 챙기기도 했다.
두 사람의 친분이 교도소 안팎에 퍼지면서 정 변호사 법무법인에 의뢰인이 몰리는 현상까지 확인됐다. 공수처는 접견 녹취 파일 등을 통해 이를 파악했다.
공수처는 지난 3월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뇌물 공여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이후 재청구 없이 추가 보완 수사를 거쳐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다. 공수처는 "상가 무상 제공 부분에 대해 보수적 관점에서 보완 수사를 진행했으며, 기소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 측은 즉각 반박했다. "구속영장 심사에서 법원이 소명 부족 판단을 내렸음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기소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상가 관련 수수 사실도, 현금 300만원도 레슨비였을 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 거래는 결단코 없었으며,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