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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트럼프 '글로벌 10% 관세'도 무효 판결…방중 앞둔 협상력에 타격

연방국제통상법원 2대1로 위법 결정…"국제수지·무역수지 개념 혼동"

작성일 : 2026-05-08 17:46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대체 수단으로 투입된 '글로벌 10% 관세'마저 법원에서 무효 판정을 받았다. 미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7일(현지시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글로벌 관세가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2대1 의견으로 원고 승소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하자 당일 무역법 122조를 발동해 전 세계를 상대로 일괄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법 조항이 실제로 활용된 것은 1974년 제정 이후 52년 만이었다.

 

중소 수입업체 버랩 앤드 배럴과 베이직 펀은 지난 3월 이 관세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워싱턴주를 비롯한 20여 개 주도 유사한 소송에 가세했다.

 

재판부 다수 의견의 핵심은 개념 혼동이었다. 무역법 122조는 '대규모의 심각한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s) 적자'가 발생했을 때만 대통령에게 최장 150일·최대 15%의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한다.

 

국제수지는 상품·서비스 거래는 물론 자본 이전, 금융 투자 등 대외 경제 거래 전반을 측정하는 지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발동 근거로 내세운 무역적자는 상품 교역에 한정된 개념이다. 재판부는 행정부가 이 둘을 사실상 같은 것으로 취급해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소수 의견을 낸 스탄세우 판사는 법리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데다, 법원이 사실관계 심리를 생략한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14~15일)을 일주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NYT는 "관세가 주요 회담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레버리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FT도 "트럼프 무역 정책에 대한 가장 최신의 법적 타격"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이번 판결의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무역법 122조 관세는 오는 7월 24일 자동 만료될 예정이었다. 애초에 임시방편 성격의 '가교 정책'이었다는 뜻이다. 둘째, 법원이 금지 명령의 보편적 적용 요청을 거부해 이번 판결의 효력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 업체에만 미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 주체를 상대로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를 이유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항에 근거한 관세는 세율 상한이 없다. 행정부가 항소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새 관세 체계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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