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중재로 5개월 갈등 봉합 직전…찬반투표만 남아
작성일 : 2026-05-21 17:49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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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5만 명 규모의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창사 이래 최대 파업 사태가 될 뻔했던 위기가 협상 테이블에서 가까스로 봉합됐다.
노사는 20일 밤 경기 수원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서'에 서명했다. 핵심은 반도체(DS) 부문에 신설되는 '특별경영성과급'이다. 노사가 합의해 선정하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되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는다. 향후 10년간 적용되며, 연도별 최소 영업이익 기준 달성이 조건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약 31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까지 합쳐 1인당 최대 6억원(연봉 1억 기준·세전)을 손에 쥘 수 있다.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천만원은 확보된다.
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팔 수 있고, 나머지는 1년·2년씩 매각이 제한된다. 기존 OPI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며, 임금 인상률은 6.2%(기본 4.1%·성과 2.1%)로 확정됐다. 완제품(DX) 부문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적자 사업부 성과급 차등 문제는 '1년 유예'로 절충됐다. 노조는 성과급의 70%를 전체에 균등 배분하자고 주장했고,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을 내세워 맞섰다. 결국 올해는 차등 적용을 유예하고 2027년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임금교섭은 교섭 결렬, 중노위 조정 중지, 두 차례 사후조정 결렬까지 거치며 5개월 넘게 이어졌다. 파업 예고일 당일 아침까지도 성과급 배분 비율을 두고 사측이 중노위 조정안 서명을 거부하는 등 합의는 불투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나서 마련한 마지막 대화 테이블에서 노사가 한 발씩 물러서며 극적 타결이 이뤄졌다.
최승호 노조 위원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잠정 합의 찬반투표를 성적표로 삼아 더 나은 노조가 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찬반투표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노사 협의 타결에 대한 이의도 제기됐다. 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이재용 회장 자택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세전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산정은 국가 조세권 우회"라며 이사회 결의 시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세금도 내기 전에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못 하는 일"이라고 발언한 것을 위법성 근거로 내세웠다.
또한 민주노총은 "오늘의 삼성노조는 반도체 산재 피해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성과의 독식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도 "협력업체 노동자에게도 공정한 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납품단가 구조 개선 등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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