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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어린이정원 개방…尹 대통령, 아이들 손잡고 첫 입장

환경·시민단체 “어린이공원, 유해 물질로 오염” 반발도

작성일 : 2023-05-04 18:49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의 앞마당에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행사에서 축사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행사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함께 첫 입장을 했다.

용산공원 개방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3월 공개한 공약으로 어린이날과 오는 1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어린이정원이 들어선 부지는 최근까지 주한미군 기지로 활용되던 곳으로 120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 ‘금지’(禁地)였다. 이곳은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 일본군이 주둔했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기지로 활용됐다. 그러다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되면서 반환 절차를 밟았다.

◆ 尹 “취임 때 마음 되새겨…어린이 휘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리고, 이곳으로 대통령실을 옮겨온 취임 당시의 그 마음을 다시 새기게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용산 기지는 20세기 초 일본이 강제 수용한 뒤에 120년 동안 외국군의 주둔지였고, 우리 국민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며 “20년 전 한미가 기지 이전을 합의했지만, (기지) 반환 속도가 매우 더뎠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작년 5월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반환 속도가 빨라졌고, 여러분의 노고로 잘 준비해서 어린이를 위한 정원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는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그런 넓은 잔디밭 하나 제대로 없다”며 “그래서 이곳 넓은 잔디밭과 주변 시설을 어린이를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계속 가꿔나가겠다”며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어린이정원의 주 출입구인 ‘14번 게이트’ 앞에서 어린이 대표 4명과 ‘개문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이 대형 열쇠 모양을 누르자 문이 열리면서 어린이 정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 군악대의 환영 연주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는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공원에 입장했다. 

이날 개방 행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박대출 정책위의장, 정부에서 권영세 통일부·원희룡 국토교통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국가보훈·다문화 가족, 유소년스포츠단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방 행사 이후 윤 대통령 부부는 정원 내 위치한 '전망 언덕'을 찾아 정원 개방을 기념하는 소나무 식수 행사를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의 앞마당에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행사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개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시민단체 “발암·독성 물질 범벅인 땅을 정화 없이 시민에게 개방” 비판
어린이정원이 세워진 부지는 기존 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부지에 해당하는 곳으로, 지난해 한국환경공간의 ‘(용산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66.1%인 10만 8,920㎡에서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의 토양오염 우려 기준 1지역(공원·학교용지·어린이놀이시설 등 부지) 기준치를 초과해 논란이 됐다. 

이 지역에서 검출된 석유계총탄화수소(Total Petroleum Hydrocarbons·TPH)는 기준치 500㎎/㎏ 대비 36배, 비소는 기준치 9.4배, 납은 5.2배에 달하는 등 여러 항목에서 기준을 크게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PH는 헥산, 벤젠, 톨루엔, 크실렌(자일렌), 나프탈렌, 플루오렌 등 모든 탄화수소 혼합물을 지칭하는데, 이 가운데 벤젠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유럽연합(EU) 등 5개 기관에서 공통으로 규정한 1등급 발암물질 중 하나다.

이에 야권과 환경단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어린이정원 부지 내 독성 오염물질 정화가 미흡한 채 공원을 개방한다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 용산 어린이정원 실내 5곳과 실외 6곳의 공기질을 측정해 인근 지역과 비교 검토한 결과, 실외는 관련 환경 기준치보다 낮거나 비슷하고, 실내는 사무실 공기관리 지침 등 관련 환경기준에 부합했다고 발표했다. 또 15㎝ 이상 두텁게 흙을 덮은 뒤 잔디와 꽃을 심고, 매트·자갈밭 등을 설치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토부가 작년 6월 용산공원 시범 개방의 근거로 삼은 토양안전성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같은 정부 해명에도 오염물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일부 반환받은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에서도 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고농도로 확인돼 2년 6개월에 걸쳐 열선을 깔고 돔을 설치해 정화작업을 펼친 바 있어 해당 부지의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녹색연합과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는 어린이정원을 개방한 이날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정원 임시 개방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제는 반환된 (미군기지) 부지가 발암, 독성 물질로 범벅되어 있다는 점”이라면서 “외국 군대는 120년 동안 그 땅을 각종 유해물질로 더럽혔고, 정부는 그 군대에게 오염 책임을 묻지도 않고 반환받은 채, 정화조차 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개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는 이미 수년 전 조사를 통해 해당 부지들이 토양환경보전법상 공원이 들어설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며 “용산 어린이정원이 생기는 장군숙소 단지, 야구장 부지, 스포츠필드 모두 인체에 치명적인 석유계총탄화수소를 비롯해 크실렌, 납, 비소, 수은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로 범벅되어 있어 공원 조성 기준치를 많게는 30배 이상 초과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해 2시간만 오염 위험 때문에 2시간만 있어라’, ‘2시간만 지내십시오’라는 조건으로 개방한 지역을 포함한 그런 지역을 15㎝의 흙을 덮어 다시 개방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국민 안전 놓고 볼 때나 국익 놓고 볼 때나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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