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수사단장 “경찰 이첩 대기명령 받은 적 없어” vs 해병대사령관 “명령했다”
작성일 : 2023-08-11 18:19 작성자 : 장유리 (jangyuri031024@naver.com)
![]() |
|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고 조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불응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11일 오전 입장문을 배포해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된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의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 조직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수사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제가 할 수 있는 수사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를 해병대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대면보고했다” 며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수 차례 수사외압과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십 차례 해병대사령관에게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건의했다”며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다는 사실을, 이첩하기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그에 따라 적법하게 사건을 이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오늘 이 자리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해병대는 충성과 정의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있다. 저는 해병대 정신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수사단장은 정치도 모르고 정무적 판단도 알지 못하지만 채수근 상병의 시신 앞에서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할 것을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마시고, 제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청원합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방부는 박 전 수사단장의 수사 거부에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박 전 수사단장의 오늘 수사 거부는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 군의 기강을 훼손하고 군사법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 검찰단은 강한 유감을 표하며,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해병대사령부 역시 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7월 31일 정오, 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 자료에 대한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국방부 법무검토 후 이첩하라는 지시를 장관으로부터 수명했다”며 “이에 따라 해병대사령관은 (7월 31일) 당일 오후 4시 참모 회의를 열어 ‘8월 3일 장관 해외 출장 복귀 이후 조사자료를 보고하고 이첩할 것’을 수사단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 장관 보고 이후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기 전까지 장관의 이첩 대기 명령을 들은 사실이 없고 법무관리관의 개인 의견과 국방부 차관의 문자 내용만 전달받았다는 주장에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채 상병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렸던 해병대원이 실종 1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 수사대는 자체 조사에 나서 채 상병 사고가 해병대 지휘부의 총체적인 지휘 책임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같은 달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해당 보고에서 수사대는 채 상병이 복무한 해병 1사단 지휘관인 임 사단장 등 8명에 책임을 물어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이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결재하면서 군 당국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의 보고를 언론과 국회에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법리 검토 필요성’ 등을 이유로 돌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그러나 박 전 수사단당은 이첩 보류 지시를 명시적으로 전달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보고서 내 군 관계자의 혐의 내용을 빼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사건을 그대로 경찰에 넘겼다, 이에 군 당국은 박 전 수사단당을 ‘집단항명의 수괴’로 입건했다.
박 전 수사단당은 이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에 대해 “장관의 명령을 직·간접적으로 들은 사실이 없다. 법무관리관의 개인 의견과 차관의 문자 내용만을 전달받았다”고 주장한 반면 국방부는 “관련자의 혐의를 적시해 사건을 이첩할 경우 경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삭제를 지시하고 이첩을 보류시켰다”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을 펼치고 있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