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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네 번째 검찰 출석…“정권 무능·정치 실패 감추려 없는 죄 조작”

마이크 설치된 단상에서 14분간 1,900자 입장문 읽고 조사실로

작성일 : 2023-08-17 18:00 수정일 : 2023-08-17 18:05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사익을 편취한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의혹에 이은 네 번째 조사다. 지난 2월 10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련해 출석한 이후로는 6개월 만이다.

 

이날 이 대표는 미리 마이크를 설치한 단상에 올라 지지자들 앞에서 1,9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읽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3차 출석 때처럼 민주당 의원은 동행하지 않았지만 이경 상근부대변인 등 원외 인사 몇몇은 이 대표가 도착하기 전 현장에 도착해 옹호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서울중앙지검 앞 삼거리에 운집해 ‘검찰독재정권 반드시 이겨낸다’, ‘윤석열 퇴진·김건희 구속’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또 무대가 장착된 1.5t 트럭을 동원하기도 했다. 민주당 추산에 따르면 이날 모인 이 대표 지지자는 500여 명에 달한다. 반면 보수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일부는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단상에 선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탄압으로 수사받게 됐다는 주장을 펼치며 현 정권이 무능과 실패를 감추기 위해 조작 수사를 벌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저를 희생제물 삼아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이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기억하라.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며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은 반드시 심판받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저에게 공직은 명예나 지위가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책임과 의무였다”며 “위임받은 권한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티끌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서 사라졌을 것”이라며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는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라고도 말했다.

 

시지프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을 기만한 죄로 바위를 무한히 언덕 정상에 올리는 형벌을 받은 인물이다.

 

이 대표는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회기 중 영장 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 꼼수는 포기하라”며 “공포통치 종식과 민주정치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사독재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겠지만 저의 사명은 오로지 민생이다. 이재명을 죽여도 민생을 살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낭독한 이후 휜색 카니발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포토라인 앞에 선 이 대표는 조사에 임하는 심경을 묻는 기자에게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추어지지 않는다”고 말한 뒤 변호인과 함께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조사는 백현동 개발 특혜 관련 배임 혐의가 핵심이다. 검찰은 250장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순 부부장검사가 이 대표와 마주 앉아 직접 질문을 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백현동 개발 당시 민간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성남시의 각종 인허가 조건 변경을 가능하게 한 최종 결정권자가 이 대표라고 보고 있다.

 

성남시는 백현동 개발 당시 부지의 용도를 변경했으며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을 100%에서 10%로 줄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를 배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성남시 관계자들이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백현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는 지난해 말 기준 3,185억 원의 분양 이익을 얻었으며 최대 주주인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 원의 배당 이익을 얻었다.

 

검찰은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구속기소)가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의 부탁을 받아 이 대표와의 친분을 배경으로 이례적인 인허가를 얻어낸 것으로 본다. 이 대표 등 성남시 수뇌부는 2006년 선거 당시 선거대책 본부장을 지낸 김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래는 이재명 대표 입장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벌써 네 번째 소환입니다.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폭력,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저를 향한 무자비한 탄압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라 놀랄 일도 아니지만, 저의 부족함 때문에 죄 없는 국민이 겪는 절망과 고통이 참으로 큽니다.

 

수십 수백명이 대책 없이 죽어 나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로 두려움이 만연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자유의 이름으로 각자도생이 강요되는 벼랑 끝 사회에서 국민들은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디고 있습니다.

 

뉴스를 안보는 것이 일상을 버티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체념, 눈떠보니 후진국이라는 한탄소리에 차마 고개를 들기 어렵습니다. 이 모든 일이 제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저는 확신합니다.

역사는 더디지만 전진했고, 강물은 굽이쳐도 바다로 갑니다.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화무도 십일홍이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입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진실은 드러나고, 국민이 승리한 것이 역사입니다.

왕정 시대 왕들조차 백성을 두려워했고, 백성의 힘으로 왕정을 뒤집었던 것처럼,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한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집단지성체로 진화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무혈촛불혁명을 성취한 우리 국민입니다.

당장은 폭력과 억압에 굴복하고 두려움에 떨지 몰라도 강물을 바다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처럼 반드시 떨쳐 일어나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되돌려놓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기억하십시오.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습니다.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받고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는 권력자의 욕망 수단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한 헌신이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더 나은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저는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권한을 원했습니다.

저에게 공직은 지위나 명예가 아니라 책임과 소명이었습니다.

위임받은 권한은 오직 주권자를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이 없습니다.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되어 사라졌을 것입니다.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습니다.

어떤 고난에도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개가 걷히면 실상은 드러납니다.

가리고 또 가려도 진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습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습니다.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입니다.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합니다.

회기 중 영장 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 꼼수는 포기하십시오.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온 국민이 힘써 만든 선진강국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우리 속에 널리 퍼진 두려움과 무력감을 투쟁의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공포통치 종식과 민주정치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제물이 되겠습니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역사와 민주주의가 전진했던 것처럼 쓰러진 저를 디딤돌 삼아 더 많은 이들이 어깨 걸고 전진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국민과 국가에 대한 기여 아니겠습니까?

 

검사독재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겠지만 저의 사명은 오직 민생입니다.

이재명은 죽여도 민생은 살리십시오.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은 가릴 수 없습니다.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서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소명을 다하는 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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