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증·사망 방지에 집중하는 방역·의료체계로 전환
작성일 : 2022-02-07 18:13 수정일 : 2022-08-29 09:13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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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오미크론 대응 방역·의료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13만 명에서 17만 명까지 치솟아 국내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가 본격적으로 방역·의료체계를 중증·사망 방지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 2월 말 국내 오미크론 유행 정점…13~17만 명까지 치솟을 수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이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과 국내외 여러 전문가의 코로나19 발생 예측 결과에 따르면 높은 전파력의 오미크론 영향으로 2월 말경 국내 확진자가 13만 명에서 17만 명 수준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망은 당초 방역 당국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앞서 방대본은 지난달 21일 ‘단기예측’에서 오미크론의 전파율을 델타의 3배로 가정할 경우 신규 확진자는 2월 중순 2만 7.000∼3만 6,800명, 2월 말 7만 9,500∼12만 2,200명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상원 질병청 위기대응분석관은 이러한 분석 결과에 대해 “앞으로의 유행 속도와 전파 가능성, 감염 확률, 예방접종 효과 등을 종합한 모델링 결과”라며 “복수의 연구 결과가 어느 정도까지 일치하는지를 따져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따졌으며, 대부분의 연구자가 13만 명 이상의 환자 발생 가능성에 동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분석관은 “국내외 예측 기관에 따르면 2월 말이 정점일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예측은 가능하지만 확인 드리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예상을 웃도는 속도로 신규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위증증 환자 수는 안정적인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3만 5,286명을 기록하며 사흘째 3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성률은 26.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270명으로 열흘째 200명대에 머물고 있다. 중증화 지표가 약화하는 상황이지만 방역 당국은 환자 발생 증가가 심상치 않아 여전히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 정부, 중증·사망 방지에 집중해 방역·의료체계 여력 확보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한정된 의료 대응 자원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증·사망 방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선제적으로 확진자를 촘촘하게 관리하는 기존 ‘3T’(검사·추적·치료) 전략에서 벗어나 중증·사망 방지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방역·의료체계를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위중증 환자, 사망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확진자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할 경우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해 의료대응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고위험군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고, 방역·의료체계가 지속 가능하도록 진단검사, 역학조사 관리체계를 효율화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하루 10만 명의 확진자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병상 체계를 유지하며 일반 환자군에게는 좀 더 일상적이고 자율에 기반한 방역·의료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개편된 방역·의료체계는 대부분 이날부터 시행하지만 재택치료 모니터링 완화 조치는 준비 시간을 두고 오는 10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재택치료 환자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 환자로 분류해 집중관리군 환자를 중심으로 건강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다.
60세 이상과 먹는 치료제 대상자 등 집중관리군은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에서 1일 2회 유선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무증상·경증 환자를 기본으로 하는 일반관리군은 정기적인 모니터링 없이 스스로 관리며 필요한 경우 일반 의료기관과 외래진료센터 등에서 비대면 진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일반관리군 중 입원이 필요한 유증상자는 감염병전담병원 등에 입원이 가능하다.
이러한 의료체계 조정에 맞춰 정부는 집중관리군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관리 의료기관을 현재 532개에서 650개로 늘려 약 20만 명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재택요양’을 시행 중이다. 일본의 재택요양은 50대 미만 무증상·경증 환자는 스스로 상태를 관찰하다가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 직접 연락을 취하도록 한다.
이에 대해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스스로 관찰하다 연락하는 것은 같지만, 우리 시스템은 이상이 생기면 바로 동네 병·의원의 비대면 진료를 받고 처방과 약 배송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는 집중관리군 환자에게 재택치료 환자에게만 산소포화도 측정기, 해열제, 체온계 등 재택치료 키트와 생필품을 지급하며 키트 구성품도 기존 7종에서 4종으로 줄였다. 한편 재택치료 환자의 동거가족은 생필품 구매 등을 위해 필수 외출이 가능하다.
키트·생필품 보급업무에 투입되던 인력을 보건소, 재택치료 등 방역 업무에 투입해 현장 인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역학조사를 효율화해 확진자가 직접 웹페이지에 접속해 접촉자 등을 기입하는 ‘자기기입식 조사서’를 도입하며, 조사 항목도 단순화한다. 지금껏 확진자는 외래진료센터 방문 등을 위해 외출하려면 보건소에 신고해야 했지만 자율성을 더욱 확보해주기로 했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한 자가격리앱도 폐지한다.
동거가족 격리제도도 대폭 간소화해 의약품 처방·수령 등 필수 목적 외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최초 확진자가 발생하면 동거가족도 7일간 공동격리에 들어가고, 7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격리 해제되는 대신 3일간 자율적으로 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
이에 더해 정부는 현재 55개인 외래진료센터를 112개로 늘리고, 감염병전담병원의 진료과목을 추가 개설하며, 코로나19 환자용 분만·투석 병상을 확충하기로 했다. 확진자나 공동격리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재택치료자를 위한 코로나 전담 응급전용병상을 활용하며, 공동격리자를 위한 응급실 내 ‘코호트 격리구역’도 설치하기로 했다.
다만 중증·사망 방지 중심 방역·의료체계로 전환하면 무증상·경증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부는 무증상·경증인 환자는 동네 병·의원과 협력하는 체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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