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우려할 정도 인파 아니다' 발언 논란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작성일 : 2022-11-01 18:26 수정일 : 2022-11-02 16:17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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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근 경찰청장, 이 장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겸 차장. [사진=연합뉴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해 다시금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회의 시작부터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위원장은 이 장관을 향해 "지난 30일 장관이 한 발언에 대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질책했다.
이 위원장은 참사 이튿날인 지난 30일 언론 브리핑에서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는 면책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 위원장은 이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해 "경찰, 소방 인력 투입이 적정 수준이었던 것처럼 비치게 한 발언은 취지가 어땠든 간에 이번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지신 유족들과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이 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두 차례 머리 숙여 사과했다.
다만 이 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의 '경찰·소방 배치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지금도 생각이 변함이 없나', '재발 방지 대책이 있나', '유가족을 만나보셨나' 등 질문에 대한 답변을 파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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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진 윤석열 정부로서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정치적 성패의 기로에 섰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정치적 위기에 몰린 바 있는데, 이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 모두 피할 수 있는 인재였으나 이를 방관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브리핑 전까지 7시간 동안의 행방이 묘연했던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국가애도기간과 특별재난지역을선포하고 진상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하는 등 빠른 대처를 보였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수만 명이 밀집하는 상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 인력 137명 만을 배치한 게 적합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피할 능력이 있었지만 관료집단의 방만으로 사고의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에 관해 정부가 사고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의무(작위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전날까지 애도 분위기를 보이던 야권에서는 이날 정부 대응을 정면 비판하면서 책임론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저희가 책임 규명을 보류하고 정부의 수습 노력에 최선의 협조를 다하겠다고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대통령부터 총리, 장관, 구청장, 시장까지 하는 말이라곤 '우리는 책임이 없다'"라며 "명백한 인재이고, 정부의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가 맞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이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형사 책임만을 따진다"며 "형사 책임은 형사와 검사가 따지는 것이고, 정치인은 국민의 삶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이번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했음에도 아무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어떻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당국자들이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심지어 가족과 친지를 잃고 오열하는 국민 앞에 장난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 장관을 겨냥해 "이번 참사를 책임 있게 수습해야 할 정부 인사들의 부적절한 말들이 국민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면서 "더구나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제도 미비의 탓으로 돌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또한 매우 부적절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단 사고 수습과 추모에 당정의 여력을 집중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과 가짜 뉴스 유포 차단 등 의제를 제시하면서 최대한 정면충돌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당내에서는 이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개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등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책임한 가짜 뉴스들이 일부 생산 유포되고 있다. 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의 혼란을 가중하며 혐오와 갈등을 유발하는 등 사고 수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며 "지금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여야 관계없이 사고 수습과 국민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당정이 추진하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에 대한 야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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