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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1심 무죄

미전실 수뇌부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무죄

작성일 : 2024-02-05 18:26 수정일 : 2024-02-05 18:46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 중 부당합병‧회계 부정 등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은 징역 5년에 벌금 5억 원이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검찰이 제기한 주요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또한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21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관련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치권에 86억 원 규모의 뇌물을 건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그해 8월 가석방된 뒤 이듬해 8월 사면됐다.

 

이날 1심에서 다룬 사건은 이후 경영권 승계 작업 자체가 불법이었는지 아니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해당 사건의 발단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김경율 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016년 12월 제기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었다.

 

의혹의 골자는 삼성이 합병 비율을 정당화할 명분으로 에버랜드 계열사인 삼성바이오, 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래 가치를 높게 유지하려 회계를 부정하게 처리했다는 것이었다.

 

금융당국의 고발까지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2년 가까운 수사 끝에 이 회장과 삼성그룹 미전실 등이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불법 행위를 했다고 보고 2020년 9월 1일 기소 이 회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이 회장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였던 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끌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차장검사로,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해당 수사를 지휘했다.

 

검찰은 수사 끝에 지주회사 격인 합병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제일모직의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기 위해 ▲ 거짓 정보 유포 ▲ 중요 정보 은폐 ▲ 허위 호재 공표 ▲ 주요 주주 매수 ▲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 계열사인 삼성증권 조직 동원 ▲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이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법원은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대주주 이익을 위한 약탈적 불법 승계 계획안이라고 주장한 '프로젝트-G' 문건에 대해서도 "기업 집단 차원에서 계열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거나 효율적인 사업 조정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업무이기도 하다"며 "이 문건은 미전실 자금파트에서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종합 검토한 보고서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공시·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에 대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분식회계 혐의도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들에게 분식회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법정 출석길과 퇴청길 모두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그의 변호인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번 1심 판결이 나오면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판이 대법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아직까지 '사법 리스크' 종식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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