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

Home > 전문인

푸틴, 우크라이나 분쟁지 독립 선포 후 파병 지시

'평화유지군' 명목 러시아군 배치 공식화…무력 충돌 일촉즉발 분위기

작성일 : 2022-02-22 16:28 수정일 : 2022-03-14 15:54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대한 독립 승인 관련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 [모스크바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무력 충돌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푸틴, 러시아군 배치 공식화…우크라 "평화적 노력과 기존 협상 체계 파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국영TV에서 대국민 담화를 열고 "이미 오래전에 성숙된 결정, 즉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역사의 핵심적인 부분이며 동부는 러시아의 옛 영토"라며 국민의 지지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직후 크렘린 궁에서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DPR 수장 데니스 푸쉴린, LPR 수장 레오니트 파세치니크와 '러시아-DPR·LPR 간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자국 국방장관에게 DPR과 LPR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지시해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 배치를 공식화했다.

DPR과 LPR이 들어선 돈바스 지역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 독립을 요구하며 국가 수립을 선언했다. 돈바스 지역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분쟁이 이어졌으나 2015년 민스크 협정을 통해 대규모 교전을 중단했다. 다만 산발적인 교전은 8년째 계속돼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1만 4,000여 명이 숨졌다.

러시아는 이번 DPR·LPR 지역 분리 독립 승인을 통해 평화 유지를 명목 삼아 우크라이나 영토에 공개적으로 군대를 파견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러시아의 결정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온전성과 주권에 대한 침해"라며 "러시아가 어떻게 결정하든 우크라이나의 국경선은 현재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조처가 민스크 협정의 전면 탈퇴를 의미한다며 "이는 평화적 노력과 기존 협상 체계를 파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은 실제로는 2014년부터 돈바스에 주둔하고 있던 자국 병사의 존재를 합법화한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를 원하며, 정치적·외교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노르망디 4자 긴급 회담 소집이 개시됐다며 "(서방) 파트너들로부터 확실하고 효과적인 조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망디 4자 회담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방안 논의를 위해 2015년 열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 회담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며 "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것도 빚지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무엇 하나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러시아의 결정, 대단히 우려"…미 "추가 침공 구실 만들려는 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 관한 러시아의 결정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민스크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며 "러시아의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과 주권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엔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 독립, 영토보전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며 "모든 관련자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 보호, 추가 위험을 고조할 수 있는 행동과 성명 자제, 평화적 외교 노력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열린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거친 공방을 펼쳤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는 러시아가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을 파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맹비난을 가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리며 반격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그(푸틴 대통령)는 평화유지군이라고 불렀지만 이는 허튼 소리"라며 "우리는 그들이 정말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에 대한 러시아의 명백한 공격에는 이유가 없다"며 "푸틴의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공의 구실을 만들려는 러시아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은 제국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한다"며 "지금은 1919년이 아니라 2022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민스크 협정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며 "미국은 그가 그대로 멈출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 유럽을 넘어 전 세계에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더 침공한다면 엄청난 생명 손실을 목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DPR과 LPR에 대한 신규 투자 등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낸 사실을 전하며 "미국은 내일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한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서방의 비판에 대해 "우리는 외교적 해법에 대해 열린 입장"이라면서도 "돈바스에서 새로운 피바다를 허용하는 것은 우리가 의도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벤쟈 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DPR과 LPR에 포격을 가하는 등 긴장 상황을 빚어낸 원인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제공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우크라이나가 군국주의적 계획을 버리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모든 관련 당사자가 자제하고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피해야 한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환영하고 응원한다"며 원론적인 성명만을 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우크라이나 요청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알바니아, 노르웨이, 아일랜드 등 8개 안보리 이사국이 공식 신청해 성사됐다. 그러나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 이사국인 데다 2월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 채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퍼스널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문인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