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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사실혼 배우자도 특수관계인 인정…최태원 SK 회장·우오현 SM 회장 대상될 듯

공정위, 공정거래법 시행령 입법예고…친족 범위 4촌 이내로 축소해 ‘기업부담 완화’에 중점

작성일 : 2022-08-10 17:51 수정일 : 2022-08-10 17:54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동일인의 친족 범위 조정 등 대기업집단 제도 합리화를 위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의 친족 범위를 혈족 4촌·인척 3촌으로 좁히는 한편 법률상 친자녀를 둔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를 친족 범위에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내국인뿐만 아니라 한국계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특수관계인은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받는 기업집단의 범위인 계열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만일 총수와 총수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합했을 때 30% 이상이거나, 총수가 이들을 통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는 계열사로 취급된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특수관계인 등에게 관련 자료 제출이나 공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대상자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각종 자료 제출·공시 의무를 지는 총수의 친족 범위를 축소해 기업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사실혼 배우자를 특수관계인으로 인정해 규제 사각지대를 줄였다. 사실혼 배우자의 범위는 ‘법률상 친생자 관계가 성립된 자녀가 존재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다만 친족에서 제외되는 총수 혈족 5·6촌과 인척 4촌의 경우, 총수 측 회사 주식 1% 이상을 보유하거나 총수·총수 측 회사와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가 있으면 친족으로 보기로 했다. 또한 개정안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지배하는 회사는 계열사에서 제외되지만 임원독립경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계열사에 편입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국민 인식과 비교해 친족 범위가 넓고 핵가족 보편화, 호주제 폐지 등으로 이들을 모두 파악하기도 쉽지 않아 기업집단의 의무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위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기업집단 친족 수가 작년 5월 기준 8,938명에서 4,515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단, 계열사 수에는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엄밀한 추산은 불가능하지만, 작년 5월 기준으로 서너 개 회사가 지분율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현행 제도 내에서도 친족이 독립 경영하는 회사는 분리 친족으로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숫자가 적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행령이 개정안대로 바뀌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T&C 재단 이사장과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로 알려진 김혜란 씨가 친족으로 인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 김희영 씨는 이미 T&C 재단의 이사장으로서 동일인 관련자에 포함돼 새롭게 특수관계인에 포섭되지는 않는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총수로 있기 때문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 씨는 시행령이 개정돼도 친족 여부를 검토받지 않는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국인뿐만 아니라 한국계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하려 했으나 미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 등에 따라 무산됐다.

이에 내년 5월 1일에도 미국 국적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동일인 지정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공정위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이 등장하고 외국 국적을 가진 동일인 2~3세가 증가함에 따라 대기업집단 제도의 형평성과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을 추진해 왔다”면서도 “관계부처 등과 함께 통상 마찰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정부 내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추진 방안과 추진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단계에서 김범석 씨를 쿠팡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행령 개정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 지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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